원메이크 레이스 프리우스 클래스에 참가한 경주차들이 출발선을 박차고 나가는 모습 (사진=토요타코리아)
원메이크 레이스 프리우스 클래스에 참가한 경주차들이 출발선을 박차고 나가는 모습 (사진=토요타코리아)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하이브리드차와 자동차경주장은 쉽게 접점이 떠오르지 않는 조합이다. 하나는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지향하는 이동수단이고, 다른 하나는 속도와 경쟁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낯선 만남을 실제 무대 위로 끌어낸 곳이 있다. 바로 토요타코리아다. 

토요타코리아는 엔진·모터·배터리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성능, 그리고 높은 조립품질에서 비롯된 내구성을 강조하며 지난해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차 원메이크 레이스 '프리우스 PHEV 클래스'를 출범시켰다. 자동차경주라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의 완성도를 검증하고, 동시에 관람객에게 지속가능한 모터스포츠라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그 무대가 올해도 이어졌다. 7일 강원 인제 소재 자동차경주장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프리우스 PHEV 클래스 5라운드 현장은 예상보다 긴장감이 넘쳤고 관람객들의 열띤 환호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경주는 3.908킬로미터(km) 경주장을 10바퀴 도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스폰서 로고를 두른 14대의 프리우스가 일제히 출발선을 박차고 나섰다. 하이브리드차 특유의 정숙한 주행음은 기존 요란한 모터스포츠와는 확연히 대비됐다. 폭발적인 가속감도 덜했지만, 선두를 다투는 드라이버들의 승부욕만큼은 여느 경기 못지않게 치열했다.

원메이크 레이스 프리우스 클래스에서 경주차들이 경합을 벌이는 모습 (사진=토요타코리아)
원메이크 레이스 프리우스 클래스에서 경주차들이 경합을 벌이는 모습 (사진=토요타코리아)

그래서일까. 첫 바퀴 첫 코너에서 곧바로 격렬한 충돌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어퍼스피드 소속 송형진 드라이버가 리타이어하는 아쉬운 장면이 연출됐다. 올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했던 만큼 관람석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해관계자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송 드라이버 역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인터뷰 중인 레드콘모터스포트 소속 이율 드라이버 (사진=토요타코리아)
인터뷰 중인 레드콘모터스포트 소속 이율 드라이버 (사진=토요타코리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레드콘모터스포트 소속 이율 드라이버였다. 그는 경기 중반 여섯 바퀴까지 3위를 지키다 일곱 바퀴에서 과감한 주행으로 2위로 올라서며 선두인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소속 강창원 드라이버를 집요하게 추격했다. 다만 막판 추월에는 실패해 결국 20분29초519의 기록으로 체커기를 받으며 차수를 차지했다. 선두와의 격차는 3초144였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이 드라이버는 "최선을 다해 탔다"며 "프리우스가 보여준 안정적인 성능 덕분에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남은 경기도 진지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장 안팎에서 확인한 것은 선수들의 치열한 열정뿐만이 아니었다. 새로운 형식의 대회를 흔들림 없이 운영한 토요타코리아의 의지도 눈에 띄었다. 프리우스 PHEV 클래스는 단순한 경주가 아닌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라는 브랜드 철학을 모터스포츠라는 대중적 무대에 접목한 의미 있는 시도이자, 소비자 경험을 확장하는 플랫폼이었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프리우스 PHEV 클래스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모터스포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대회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프리우스 PHEV 클래스 6라운드이자 시즌 최종전은 오는 11월 1일 경기 용인 소재 에버랜드스피드웨이에서 열린다.

레드콘모터스포트 소속 이율 드라이버가 체커기를 받는 모습 (사진=토요타코리아)
레드콘모터스포트 소속 이율 드라이버가 체커기를 받는 모습 (사진=토요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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