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물가가 두달 연속 상승했다.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영향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뛴 영향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20.20(2020년=100)으로 전월 대비 0.4% 올랐다. 지난 6월(0.1%)에 이어 두달 연속 상승세다.
생산자물가란 생산자가 상품과 서비스 등을 시장에 공급할 때의 가격을 의미한다. 통상 1~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돼,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세부적으로 보면 농산물(8.9%)과 축산물(3.8%) 등을 중심으로 농림수산품 가격이 5.6%나 올랐다. 지난 2023년 8월(7.2%)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공산품 또한 0.2% 상승했다. 석탄·석유제품(2.2%)과 컴퓨터·전자 ·광학기기(0.6%) 등의 생산가격이 뛴 영향이다.
서비스 부문 생산가격도 음식점· 숙박 서비스(1.1%)와 금융·보험 서비스(1.4%) 등을 중심으로 0.4% 상승했다.
다만 전력·가스·수도·폐기물은 주택용 전력(-12.6%)이 크게 내리면서 1.1% 하락했다.
품목별로 보면 △시금치(171.6%) △배추(51.7%) △농축채소즙(12.7%) 등 농산물 관련 품목의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어 △기타 어류(11.3%) △어육(9.3%) △쇠고기(6.5%) △돼지고기(4.2%) 등의 가격도 크게 뛰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지난달 기상 여건 악화에 따라 채소 작황이 안 좋았다"며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폭염으로 인한 생육 부진이나 폐사 증가, 공급 부족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출하에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한달새 0.8%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원재료(4.6%), 중간재(0.4%), 최종재(0.5%) 등이 모두 올랐다.
이에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7월 총산출물가지수도 0.6% 상승했다.
한편, 한은은 소비쿠폰으로 인한 물가 변동에 대해 신중론을 표했다. 지난달 하순부터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만큼, 본격적인 영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팀장은 "소비쿠폰으로 인한 수요 증가 기대감이 일부 영향을 줬을 수 있지만, 그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통계적으로 구별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