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가 지난달 급식 캠패인 '더 미식 테이블'에서 윤남노 셰프와의 협업으로 선보인 메뉴. (사진=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가 지난달 급식 캠패인 '더 미식 테이블'에서 윤남노 셰프와의 협업으로 선보인 메뉴. (사진=CJ프레시웨이)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점심 한 끼에 1만원이 넘는 '런치플레이션' 심화로 가성비 좋은 사내 식당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단체급식 업체들은 이색 메뉴와 협업으로 수요를 흡수하며 식음 트렌드를 선도 중이다. 반면 소규모 사업장은 사내 식당 운영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의 2분기 매출은 8870억원, 영업이익은 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 3.6% 증가가 예상된다. 현대그린푸드는 매출 5691억원(4.9%), 영업이익 365억원(12.3%)으로 집계됐으며, 신세계푸드 역시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0% 넘게 증가한 107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삼성웰스토리는 1분기에 이어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 식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충당금 반영 탓이다. 단체급식은 연 단위 계약 구조로 원재료비 인상이 즉시 반영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

이는 고물가로 외식 수요가 줄고 단체급식 수요는 늘어 반사이익을 얻는 것으로 분석된다. NHN페이코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직장인 평균 점심값은 9500원, 강남구는 1만5000원에 달한다.

단체급식업계는 이 같은 수요를 높이기 위해 최근 사내 식당의 고급화에 나선 모습이다. 급식업체는 이미지 제고와 만족도 상승을, 외식 브랜드는 인지도 확대와 신규 매출 확보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특별식 전략이 눈에 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6월 영국 스타 셰프 고든 램지의 '스트리트 버거'를 사내 식당에 도입해 연말까지 운영할 예정이며, 현대그린푸드는 전국 50여개 사업장에서 1인 피자 전문 브랜드 '고피자' 10여종을 매주 순회 공급 중이다. 이 외에도 '자담치킨', '모스버거'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와 협업해 26개 브랜드 메뉴를 제공했다.

CJ프레시웨이도 '더 미식 테이블' 캠페인을 통해 미쉐린 1스타 한식 다이닝 '윤서울'의 김도윤 셰프, 미쉐린 가이드 빕 그루망에 선정된 '진중 우육면관'과 협업한 메뉴를 제공했고, 아워홈 역시 '플렉스 테이블' 캠페인을 통해 인플루언서, 스타셰프, 인기 외식 브랜드와 손잡고 사내 식당에 40여 개의 특별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더 미식 테이블은 구내식당의 가치를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공간을 넘어, 고품격 미식 경험과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로 확장하는 의미를 담은 활동"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과 새로운 기획을 통해 급식 경험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특별식이 제공되는 날은 고객 방문이 증가할 것을 감안해 평소 식수 대비 15~20% 이상 많은 식사량을 준비하는데, 대부분 조기 소진된다"고 설명했다.

급식업체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유망 시장은 아파트 케이터링과 군부대, 대형 병원 등이다. 

맞벌이 부부와 시니어층을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 내 식사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다. 외식보다 저렴하고 간편한 것도 강점이다. 현재 신세계푸드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강남구 개포동 '개포디에이치자이' 등에서 급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동대문구 '롯데캐슬SKY-L65'에 입주민 전용 식당을 선보였다.

군부대 역시 국방부가 2023년부터 민간 위탁 급식을 전군으로 확대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체 군 급식이 민간으로 전환될 경우 시장 규모는 최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며, 안정적인 대규모 수요가 보장된다. 

현대그린푸드는 올해에만 공군 제8전투비행단, 육군 36보병사단, 공군 제10전투비행단 등에서 급식 사업을 따냈다. CJ프레시웨이도 공군작전사령부,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 식단을 공급 중이다. 아워홈도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제16전투비행단, 제18전투비행단 식당 운영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커지는 시장과 달리 소규모 사업장은 사내 식당 운영을 포기하는 사례가 느는 등 양극화 현상도 이어졌다. 식자재비와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대기업과 중소업체 모두 어려운 처지에 놓였지만, 자금력이 작은 중소업체들은 버텨내기 힘든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진단이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전국 구내 식당 수는 올해 5월 1만5115개로 전년 동기(1만6065개) 대비 5.9% 줄었다. 2021년(1만9892개)과 비교하면 24% 감소한 수치다.

익명을 요청한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단체급식은 최근 가성비 전략을 넘어 기업 이미지, 소비자 체감 만족, 식음 트렌드까지 아우르며 점심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다만 대부분 수주전 방식으로 큰 투자가 필요하지만 가격 저항 탓에 수익성은 크지 않은 산업이라,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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