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이번 주 코스피는 그간의 급등세와 다가오는 미국의 관세 부과 불확실성으로 조정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현재 시장에 대기 중인 유동성 등을 고려했을 때 정책과 실적 기대감이 큰 종목들이 주도주로 2차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7~11일) 코스피 밴드로 2950~3180p를 제시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6월30일~7월4일) 코스피 지수는 전 주말(3055.94) 대비 1.66p(0.05%) 내린 3054.28로 마감했다. 지수는 주중 상법 개정안 국회 통과 등 기대감으로 3133.52로 고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번 주 미국의 관세 협상 등 이벤트를 앞두고 조정을 보이며 마쳤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정부 정책 기대감으로 단기에 급등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차익 실현이 나타나며 코스피 상승이 제한됐다"며 "특히 대선 이후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 전환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지난주 89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매도 상위에는 NAVER(2526억원), 현대로템(2198억원), SK하이닉스(2026억원), 두산에너빌리티(952억원), 한화오션(935억원) 등 시장을 주도했던 섹터를 중심으로 매도했다. 반면 삼성전자(2147억원)와 두산(1065억원), 이수페타시스(887억원) 등 반도체와 POSCO홀딩스(1318억원), LG화학(532억원) 등 소재 종목들을 매수했다.
개인도 917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만 1조114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물량을 받았다.
이번 주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그동안 과열됐던 지수 상승세를 소화하며 조정을 보이는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호 관세 유예기간 만료(8일)를 앞두고 오는 7일부터 각국에 상호 관세율을 적시한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도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협의를 진행하는 등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율 통보 상황을 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그동안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트레이딩에 익숙해진 투자자들 사이에 혹시 모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관세는 여전히 우려보다는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이 큰 상황으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낮아졌다"며 "관세 이슈가 일단락되고 본격적인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7월 말을 기점으로 주도주 장세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또 한 번의 TACO 트레이드 기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예측을 불허하는 트럼프의 성향에 반해 핵심 이익을 사수하고자 하는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은 협상을 지연 중이라는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일시적인 조정은 필요한 상황이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국내 주식시장은 6월 3일 대선 이후에만 15% 상승했다"며 "2010년 이후 코스피가 10% 이상 오른 달은 총 186개월 가운데 다섯 달 있었고, 평균적으로 12.3% 상승했다. 그다음 달은 평균적으로 4.7% 올랐는데 상승 에너지를 소화시키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올해 2분기(24%) 분기 기준으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7월 조정 국면에 진입해 있다"면서 "조정 국면에서의 되돌림은 최소 11%에서 평균 23% 였다. 현재 되돌림은 6%로, 최소 되돌림 11%를 적용했을 때 조정 하단은 2990p(평균 23% 적용 시 2860p)"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 정책의 기대감과 함께 시장 진입에 앞서 대기하는 자금이 풍부한 만큼 추가적인 매수 유입이 나타나면서 2차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 추경안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유동성 확대는 결국 주가를 지지한다"면서 "정책성 뒷받침이 있는 업종의 경우 순매수 자금이 유입된 바가 있다는 점에서 정책 모멘텀이 존재하는 업종에 비중 확대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추경이 국회에서 의결된 이후 사례를 보면 유통·음식료·화장품·인터넷(결제/광고) 업종이 양호했다"면서 "유통은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 효과에 하반기 매출 증가까지 더해지면 백화점·면세점 중심으로 큰 폭의 레버리지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재만 연구원은 "1차 상승을 주도했던 업종들은 2차 상승 국면에서 다시 그 역할을 했다. 주도 업종은 해당 업종의 이익 증가가 끝날 때 주가도 끝난다"며 "지금과 같은 조정 국면에서는 코스피 1차 상승을 주도했고, 이익 확장이 지속되는 업종 내에서 2026년까지 순이익 사상 최고치 경신 지속 기대가 유효하지만, 외국인 또는 기관 차익 실현 물량 출회로 주가가 고전하고 있는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