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이번 주 국내 외환시장은 미국 관세정책에 따라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미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유예기한이 임박하면서,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재차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7~11일)은 1360원을 중심으로 상방압력이 우위를 보일 전망이다. 관세 협상 추이에 따라 방향성이 뒤바뀌는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0.4원 오른 달러당 1362.7원에 개장했다.
이번주 외환시장은 유예기간 만료를 앞둔 관세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7일 12개 이상의 국가에 관세율이 적시된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했던 상호관세 유예기간은 오는 9일 0시(현지시간)까지였다. 다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관세 발효일이 8월 1일부터라고 설명했으며, 현재 각국에 대한 관세율과 협정 내용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유예기간 동안 합의되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율을 통보, 협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직후 시장내 위험선호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주 공개된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예상밖 호조를 보이며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가운데, 관세발 불확실성이 불거지며 달러인덱스가 96.6pt선까지 낙폭을 되돌렸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현재 4.326%까지 올라왔다.
한편 전날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으로 향했으며, 유예기간까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만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관세 협상을 타결한 베트남의 경우 전면적인 시장 개방과 중국 영향력 감소 등을 조건으로 한 만큼 합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 흐름이 유효하지만, 협상 결과에 약세흐름이 강해질 수 있다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번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대기 중인 주요 이벤트들의 외환시장 영향력도 떨어진다. 이벤트를 살펴보면 9일에는 중국의 물가지표가, 10일에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발표된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조기인하를 암시한 발언 등에도, 고용호조 등과 관세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영향력이 제한적이란 평가다.
또한 10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된다. 다만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오름세와 가계부채 등을 고려하면 금리 동결이 유력시되고 있다.
종합하면 이번주 외환시장은 관세협상 추이에 따라 좌우되는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 협상결과에 따라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 흐름이 변할 수 있으며, 대외부문의 영향력이 큰 국내경제와 원화의 특성상 방향성 자체가 뒤바뀔 수 있다.
FOMC 회의록과 금통위 등도 예정됐지만, 관세 불확실성 속 신중론을 견지할 것으로 보여진다. 예상밴드는 1350~1375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연구원 : 1350~1390원
원·달러 환율은 주초반 상호관세 경계에 상하방 변동성이 클 전망이다. 관세협상이 지연되거나 추가 관세 부과시 신흥국통화인 원화는 약세가 예상된다. 반면 관세 유예 연장이나 관세율 인하시에는 강세전환하는 등 협상결과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
주후반 들어서는 관세이벤트 잠정 종료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와 국내 상법 개정으로 인한 외국인 증시자금의 순유입에 하방이 우세할 것이다. 여기에 긍정적 관세 협상 결과까지 더해질 경우 1350원까지도 하락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 1350~1375원
이번주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결국 관세 관련 결과가 중요할 것이다. 다만 관세 협상이 잘된다 해도, 시장에서 예상한 것보다 긍정적이긴 어렵다고 본다.
반면 환율이 박스권을 뚫고 내려갈 동력이 현재로써는 없다. 단기적으로 보면 상방이 좀 더 열려있는 국면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 1340~1380원
관세 협상 마감 시한을 전후로 각종 뉴스 흐름이 달러화 등 주요국 통화가치를 좌우하는 한주가 될 것이다. 만약 관세협상 시한을 재차 유예한다면 달러화의 추가 약세가 예상되지만, 주요 교역국에 대해 고율 관세율을 복원시킬 경우 달러화는 강세 반전할 공산이 높다.
원·달러 환율 역시 관세발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 금리 동결이 유력한 7월 금통위는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