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선을 회복했다. 간밤 미국과 영국의 무역합의로 글로벌 무역분쟁 우려가 크게 완화되면서, 시장내 위험선호심리가 회복된 영향이다. 그간 약세를 보였던 달러지수는 100pt를 회복했으며, 반대로 주요국 통화는 일제히 절하됐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8.2원 오른 달러당 1404.8원에 개장했다.
이날 상승세의 주재료는 글로벌 무역분쟁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다. 전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 이후 "영국과 획기적인(breakthrough)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협상은 미국이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낮추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폐지하는 대신, 영국은 미국에 에탄올, 소고기, 농산물, 기계류 등 시장을 개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정부가 개별 국가와 협상을 거쳐 무역합의를 발표한 건 영국이 처음이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11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첫 무역 협상에 대해 "협의가 잘되면 중국에 대한 관세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직후 시장내 글로벌 무역분쟁의 수위가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확산, 위험선호심리가 급격히 회복된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4.28%에서 현재 4.37%선까지 반등했으며, 2년물 금리는 장중 3.9%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보였다.
전일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각각 0.58%, 0.62%씩 상승했다. 특히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07%나 급등했다. 달러인덱스 또한 한달만에 100pt선을 수복했다.
반면 약달러 수혜를 입었던 유로, 파운드, 엔화 등 주요국 통화는 일제히 절하됐다.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 속 1.7%가량 하락 마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과 영국의 무역합의와 주말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이 뉴욕증시와 국채금리 상승 재료로 소화되며 달러지수 반전을 주도했다"며 "이에 원화도 일부 역외 롱플레이, 역내 수입 결제 및 해외주식투자 환전 수요를 소화하며 약세 부담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다만 수출·중공업체 수급부담과 증시 외국인 자금 순매수는 상단을 지지한다"며 "오늘 환율은 역내외 저가매수에 1400원 중후반까지 레벨을 높이겠지만, 증시 외국인 순매수와 고점매도 유입에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