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을 통해 미국 헬스케어 전문기업 마시모(Masimo)의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의 모바일·TV 오디오 역량은 물론 AI 홈 기능까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하만은 6일(현지시간)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 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하만은 마시모가 보유한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폴크(Polk),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Definitive Technology)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JBL, 하만카돈(Harman Kardon), AKG, 인피니티(Infiniti),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등 자사 브랜드와 결합해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용 오디오 및 자동차 오디오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역시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기술을 자사의 스마트 기기와 TV에 접목해 고객 경험의 혁신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통해 스피커 및 오디오 기기의 연결성과 제어 기능이 강화되면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 창출이 기대된다.
스마트싱스는 사용자 맞춤형 초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는 '홈 AI(Home AI)' 비전의 핵심으로, 스피커와 오디오 기기의 개인화 기능 역시 강화될 수 있다. '홈 AI'는 가족 구성원의 일상은 물론, 업무·여가 등 다양한 생활 패턴을 인식하고, 공간 AI를 기반으로 집안의 사물과 환경까지 분석해 더욱 정교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갤럭시 AI'에 적용된 오디오 제어 기능도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버즈3 시리즈는 내·외부 소음과 사용자의 착용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화된 음질과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을 제공한 바 있다.
올해 초 갤럭시 S25 시리즈와 함께 공개된 차세대 '갤럭시 AI'는 초개인화 AI 경험을 강조하고 있어, 사용자의 환경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해 최적화된 음질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기능은 갤럭시 버즈를 넘어 가정용 사운드바와 TV 등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컨버터블 사운드바'는 내장된 자이로 센서가 설치 방향을 감지해 자동으로 사운드를 최적화한다. 여기에 시간, 계절, 사용자 이용 패턴 등 다양한 요인을 반영한 음향 제공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러한 오디오 기술은 가정뿐 아니라 차량이나 영화관 등 다양한 환경에 적용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프로'를 통해 자동차와 영화관 등에 적용 가능한 AI 기반 제어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기아의 B2B 커머셜 밴(PBV)에 스마트싱스 프로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CGV와도 'AI 시네마 혁신을 통한 미래형 영화관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CGV 협력에는 삼성의 시네마 LED 스크린 '오닉스(Onyx)'와 더불어 하만의 공간 맞춤형 음향 솔루션도 포함돼 있어, 향후 프리미엄 영화관 및 홈시어터 수요 증가에 따른 하만의 영향력 확대가 기대된다.
하만과 마시모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오디오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데이브 로저스 하만 라이프스타일 사업부문 사장은 "하만은 75년 역사의 오디오 전문 기업으로 세계 최정상에 오른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 B&W까지 더해지면서 명실상부한 '오디오의 명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말했다.
케이티 시맨 마시모 CEO도 "우리는 주요 사업 부문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목표로 해왔으며, 이번에 매각된 오디오 사업 부문은 하만의 글로벌 리더십 아래에서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