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무차입 공매도 문제와 시장의 불공정성 해소 등의 이유로 금지됐던 공매도(차입 주식 매도)가 약 1년 4개월 만인 이달 31일 전면 재개를 앞두고 공매도 연관 지표 중 하나인 대차거래잔고가 올들어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이다.

이에 공매도 재개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과 투자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단기대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1월 71조9522억원을 기록했던 대차거래 잔고는 공매도가 금지된 영향으로 한 달만인 같은 해 12월 62조1776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감소를 거듭하며 2024년 12월에는 47조1762억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3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올해 1월 대차거래 잔고는 51조3646억원, 2월 52조5599억원을 기록하는 등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9일에는 59조8843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 다른 투자자에게 빌려주는 거래로, 주로 공매도에 활용되기 때문에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대차잔고의 회복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외국인과 기관의 거래 준비가 본격화 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증권사 등 기관으로부터 빌려 매도한 후, 주가가 떨어지면 낮은 가격에 다시 매수해 주식을 상환하면서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는 과대평가된 주가를 조정해 시장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헤지 등 다양한 투자 전략에 활용해 자본시장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가격 조작 우려가 존재하고 과도하게 공매도가 이뤄지는 경우 시장 불안정성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금융당국은 기관투자자 잔고관리시스템과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골자로 하는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불법 공매도 단속 강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의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단기 대응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상휘 흥국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이벤트가 유의미한 영향력을 끼치는 시점은 재개 직후 초반 1개월 정도"이라며 "역대 사례를 점검해 봤을 때 공매도 재개 직후 초기 공매도 수요는 낙폭과다주, 거래회전율소외주, 시점에서 비선호되는 스타일, 시장을 주도하는 수급 주체가 많이 매입한 종목들이 기준에 따라 쏠리는 경향이 짙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현재는 공매도 수요는 쏠리는 현상이 곧바로 단기 시장 성과로 직결되는 기회지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금지 및 재개는 2009년, 2011년, 2021년 세 차례 있었고, 재개 이후 지수의 1개월 수익률에는 영향이 있기도 했지만 3개월 수익률은 대체로 안정을 찾는 모습이었다"며 "또한 외국인은 재개 후 단기 (1개월) 순매도에서 3개월 이후 순매수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였으며,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감소했던 외국인 거래비중이 증가하는 점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태 연구원은 "사실상 공매도 재개 자체보다는 글로벌 유동성이나 국내외 경기 여건, 기업 실적, 정치적 변수 등의 영향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됐다"며 "이번 공매도 재개 시에도 단기적으로는 지수 하락과 업종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실적전망 상향 여부에 따라 차별화된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실적대비 덜 오른 저평가 종목, 공매도 타깃 가능성이 적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그리고 실적 개선이 기대돼 숏커버링(공매도하기 위해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사는 것) 가능성이 높은 종목 등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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