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제주항공이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올해 상반기 있을 국토교통부 노선배분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면서 점유율 50%가 넘는 노선 34개를 국토부가 저비용항공사(LCC)에 먼저 배분하기로 했는데, 분배 평가 항목 중 안전성 비중이 30%로 가장 많이 차지해서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올해 상반기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으로 두 항공사 점유율이 50%가 넘는 노선 34개를 LCC에 나눠준다. 이는 공정거래를 실현하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조치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두 항공사가 운항하는 국제선 65개 중 26개, 국내선 22개 중 8개를 배분노선으로 지정했다.

주요 배분 대상 노선으로는 중국 장자제, 일본 오사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태국 푸껫 등이 꼽힌다. 이들 노선은 모두 국내에서 관광, 비즈니스 탑승객 수요가 많아 황금노선으로 불린다. 업계는 이들 노선 대부분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에 돌아갈 거라고 봤다. 대한항공 계열 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분배 대상에서 빠져서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로마 등 유럽 주요 노선을 넘겨 받아 이번 분배에 큰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벌어진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배분 경쟁에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운수권배분규칙에 따라 항공사를 평가, 노선을 배분한다. 평가 항목은 △안전성(35점) △이용편의성(20점) △항공산업경쟁력강화(25점) △국가정책기여도(20점) △인천공항환승기여도(10점)다. 이중 안전성 평가가 약 30%로 비중이 가장 높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최근 3년 사이 항공기 사고, 사고에 따른 사망자 수를 반영하도록 돼 있다. 제주항공은 이번 참사로 국내 항공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다. 평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LCC 업계 관계자는 "기존 흐름대로 였다면 제주항공이 많은 노선을 가져갔겠으나, 지금으로서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측은 "사고를 수습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면서 "정비 인력을 지속 확충하는 한편 올해 3월까지 동계 운항량을 10~15퍼센트(%) 감축, 고객에 안전 운항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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