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톺아보기] 건전성 관리에 선방한 삼성카드···시장지배력 회복 '과제'
[금융톺아보기] 건전성 관리에 선방한 삼성카드···시장지배력 회복 '과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레버리지배율 3.7배, 유동성비율 432%···압도적 재무안정성
카드대란 우려 속 부각된 재무건전성···"선제대응 통했다"
약화된 실적은 고민거리···"신판 중심 플랫폼 강화 주력"
서울 중구 소재 삼성카드 본사. (사진=삼성카드)
서울 중구 소재 삼성카드 본사. (사진=삼성카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제2의 카드대란' 우려 속에 삼성카드의 리스크관리 능력이 재조명받고 있다. 최근 카드사 연체액이 급증하면서 건전성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보수적 영업기조를 바탕으로 타사에 비해 압도적인 재무안정성과 양호한 건전성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이를 바탕으로 수익 중심의 전환을 천명한 삼성카드의 올 한해를 전망해본다.

◇레버리지배율 3.7배, 유동성비율 432%···압도적 재무안정성

1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카드의 레버리지배율은 3.74배로, 전년 동기(3.88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이는 6~7배 수준인 타사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실제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의 평균 레버리지율은 5.97배이지만, 삼성카드를 제외한 6개사 평균은 6.35배로 올라간다. 레버리지율이 두 번째로 낮은 신한카드(5.69배)와도 격차가 벌어졌다.

레버리지배율이란 기업이 보유한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의 배율이다. 얼마나 부채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당 배율이 높을수록 해당 기업의 장기지급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당국은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을 8배(배당성향 30% 이상시 7배)까지 허용하고 있지만, 삼성카드만은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카드의 원화유동성비율은 3분기 말 기준 432.31%로, 일년새 34.77%p 떨어졌지만 업권에서 가장 높았다. 7개사 평균 유동성 비율은 327.81%에 불과했으며, 2위인 현대카드(374.09%)와도 큰 격차를 벌렸다.

유동성비율은 만기 3개월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에 대해 금융사가 지급할 수 있는 원화 자산의 보유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당 기업의 단기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고금리 기조 등으로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업계 전반이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린 가운데, 삼성카드의 현금 및 예치금 규모는 1조8182억원으로 업계 최고치다. 7개사 평균(9072억원)을 두배 이상 웃돌며, 2위인 신한카드(1조1125억원)와도 격차가 크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및 변동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 내실 중심 경영을 기반으로 유동성 지표와 재무안정성 지표를 관리 중"이라고 전했다.

◇카드대란 우려 속 부각된 재무건전성···"선제적 대응 통했다"

이처럼 탄탄한 재무안정성은 신용리스크가 불거진 현재 견고한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이 2조3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조3220억원) 대비 51.5%나 급증한 규모로, 7개 카드사 체제가 구축된 지난 2014년 이후 최대치다.

업권내 건전성도 악화됐다. 7개 카드사의 작년 3분기 말 평균 연체율은 1.67%로 일년새 0.62%포인트(p)나 급증했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도 평균 1.09%로 0.35%p 확대됐다.

이밖에 빚으로 빚을 돌려막는 카드사 대환대출이나 리볼빙 잔액도 급증하면서, 이른바 제2의 카드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의 증가속도는 2005년 3분기를 제외하면 가장 빠르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 증가 속도도 2003년 이래 가장 빠르다"며 "반면 원화유동성비율은 2021년부터 하락 추세다. 업황이 좋지 않고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여신사의 유동성 확보는 필수지만, 기업별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삼성카드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1.15%, 0.84%로, 현대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같은 선제적인 자산건전성 관리는 견고한 재무안정성과 맞물려 삼성카드의 신용리스크 우려를 약화시키고 있다. 특히 비용조달 구조를 일찌감치 장기화해온 만큼, 상대적으로 조달비용 상승 압박에서도 자유롭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과는 김대환 대표의 연임으로 이어졌다. 삼성그룹 사장단 중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비우호적 업황 속에서 양호한 실적에 이어, 우수한 자산건전성과 재무안전성 구축에 성공한 것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약화된 실적은 고민거리···"신판 중심 플랫폼 강화 주력"

반면 다소 부진한 실적은 삼성카드의 여전한 고민거리다. 작년 3분기 삼성카드의 누적 순이익은 4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경상적 기준 전체 카드사 순익이 18%나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해당 실적이 고객 혜택과 마케팅 등의 비용 절감과 카드대출 및 할부·리스 등 영업자산을 축소시켜 나온 긴축경영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본업인 신용판매 중심으로 영업에 매진하고 있지만, 지난해 10~11월 기준 삼성카드의 신용판매 취급액이 현대카드에 밀려 3위로 떨어졌던 만큼 시장 지배력이 축소됐다는 평도 나온다.

이에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리스크와 효율 관리를 강화하고, 회사의 모든 전략을 이익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기존 안정성 위주의 영업전략에서 수익성 위주로 선회할 것을 공표한 셈이다.

다만 업권에서는 삼성카드의 올해 경영전략에 뚜렷한 변화를 보이기 어렵다고 예상한다. 최근 여전채 금리 하락세에도, 조달비용 압박이 여전히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 되며 업계 전반의 연체율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대손비용 상승세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 때문에 업권에서는 올해 삼성카드가 무이자할부나 대출취급을 확대하는 공격적 영업기조 대신, 기존 신용판매 중심의 보수적인 영업노선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달비용률 부담이 경감되는 것은 긍정적이나, 자산건전성 지표가 아직 뚜렷하게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이는 대손비용 확대 경로와 더불어 할부와 카드대출, 결제성 리볼빙 자산 성장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플랫폼 강화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김 대표는 "모니모를 삼성금융을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고, 데이터 기반의 차별적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삼성금융사의 통합 플랫폼 '모니모'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작년 12월 기준 약 270만명이다. 이는 참여사 중 하나인 삼성카드 회원수(1281만7000명, 작년 11월 기준)의 5분의1에 불과한 규모다.

출시 전 잠재고객만 약 2500만명으로 추산됐던 만큼 업권의 메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대주주인 삼성생명 중징계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탑재가 1년여 가량 늦어지면서 흥행 동력을 소실했다는 평이다. 다만 최근 삼성금융그룹이 모니모 운영자금을 대폭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미래 성장을 지속할 수 없고,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금융업의 경계가 없어지면서, 타 업권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플랫폼과 데이터의 경쟁력이 필수가 됐다. 플랫폼과 데이터가 강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