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와 격차 좁히는 삼성카드···'비용효율화' 실적 선방에도 업황 한계
1위와 격차 좁히는 삼성카드···'비용효율화' 실적 선방에도 업황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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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4301억, 1년새 5.8%↓···4개사 하락폭(23.2%) 대비 낮아
주요인은 비용···이자비용 증가폭 16.8%, 4사 평균의 1/3 수준
장기화된 조달구조, ABS 등 다변화 노력···"내실경영 강화 지속"
서울 중구 소재 삼성카드 본사. (사진=삼성카드)
서울 중구 소재 삼성카드 본사. (사진=삼성카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삼성카드가 비우호적 업황 속에서 1위 신한카드와의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불확실성에 대비해 부채규모를 축소하고, 조달 포트폴리오를 장기·다변화하는 등 비용효율화 노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6일 카드업권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계열 4개 카드사의 순이익(9871억원)이 1년새 23.2%나 급감했음을 감안하면, 실적 자체는 감소했지만 충분히 선방했다는 평가다. 업권 1위인 신한카드(4691억원)와의 순익 격차도 지난해 3분기 1312억원에서 올해 3분기 390억원까지 좁혀진 상태다.

◇선방 비결은 '본업경쟁력 강화'와 '비용절감'

이 같은 선방의 일차적 요인은 본업경쟁력 강화다. 삼성카드의 3분기 누적 신용판매수익은 1조7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다.

반면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수익은 1458억원으로 2.4% 증가에 그쳤으며,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수익은 6024억원으로 1.1% 감소했다. 할부·리스 부문의 수익도 1675억원으로 1년새 8.7%나 감소했다.

다만 신용판매 부문의 성장을 직접적 선방요인으로 보기엔 미진하다. 본업경쟁력 강화가 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카드사가 신용판매를 강화하고 대출부문을 축소하는 등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비용 감소세다. 삼성카드의 3분기 누적 영업비용은 1조9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나 감소했다. 업계 1·3위와 비교하면 신한카드의 영업비용은 2조8786억원으로 2.7% 감소에 그쳤으며, KB국민카드는 2조4996억원으로 10.9%나 급증했다.

특히 삼성카드의 이자비용은 3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에 그쳤다. 지주계 4개사의 이자비용 증가율이 52.1%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자비용 절감이야 말로 3분기 호실적의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3분기 누적 판매관리비 역시 1조4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축소됐다. 지주계 4개 카드사의 판관비가 같은 기간 5.7% 증가했음을 감안하면, 비용절감 노력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선제적인 포트폴리오 장기·다변화···고금리 기조 속 '유효타'

삼성카드의 이자비용이 소폭 증가에 그친 것은 비용조달 포트폴리오에 기인한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필연적으로 자금조달의 대부분을 회사채와 차입금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여전채 금리가 최근 5%에 육박하는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저금리 기조 속 발행했던 회사채와 차입급의 만기가 도래했고 이를 차환하는 과정에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급증했다.

이 가운데 삼성카드의 경우 부채 규모를 줄여 비용 부담을 경감시켰다. 3분기 삼성카드의 차입부채 규모는 17조5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회사채 규모가 10조8647억원으로 1년새 8.3% 감소했으며, 지난해 3분기 3000억원 규모의 단기 기업어음(CP)을 상환했다. 또한 작년말 4000억원 규모의 단기 차입금과 3900억원 규모의 단기사채도 재발행 대신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단기 위주로 차입 규모를 축소한 결과 3분기 기준 삼성카드의 차입부채는 만기가 1년내 도래하는 유동성 사채·차입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1년 이상으로 장기화된 상태다. 상반기 기준으로 봐도 삼성카드의 차입부채 중 장기비중(유동성 제외)은 73.6%다. 이는 신한카드(75.4%)에 이어 업계 2위일 뿐만 아니라 업계 평균(69.4%)을 크게 웃돈다.

ABS(자산유동화증권) 규모는 3조3442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3.5% 증가했다.

ABS란 기업의 여러 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채권으로, 카드사의 경우 매출채권이 주가 된다. 일반 회사채보다 거래구조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신용공여를 통해 기존 신용등급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획득할 수 있어 조달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조달창구의 다변화 역시 비용 절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금리상승 여파에 올해(1~3분기) 신규 조달금리가 4.03%로 전년 동기 대비 0.9%p나 증가했지만, 총 조달금리는 2.67%로 같은 기간 0.39%p 증가하는데 그쳤다. 저금리 기조 당시 장기채 비중을 늘려 불확실성에 대비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진단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장기차입금 중심으로 자금의 만기를 분산해 금융비용 상승을 억제하고, 비용효율화를 통해 판매관리비를 절감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선방에도 4분기 전망 '흐림'···"내실경영 강화 지속"

다만 이 같은 선방에도 4분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비용절감 효과로 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달비용 상승세가 지속 우려되기 때문이다.

3분기 기준 삼성카드의 유동성사채 규모는 3조3507억원으로, 전체 차입부채의 19.1%에 달한다. 해당 채권의 차환을 위해 회사채 등을 재발행 할 경우 비용 상승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불어나는 연체리스크도 우려다. 삼성카드의 3분기 말 연체율(30일 이상)은 1.06%로 금융지주계 4개 카드사 평균연체율(1.4%)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다만 이는 대손비용(5617억원)을 일년새 89.9%나 확대한 결과이며, 연체율 수준도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나 확대된 상태다.

이에 3분기 말 대손비용률이 2.82%로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 증가하는 등 4분기에도 대손비용 확대로 인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점유율은 소폭 상승했지만, 향후 추가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취급고 둔화세도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실적은 우려보다는 선방했지만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코스트 상승와 소비 둔화에 따른 취급고 정체, 대손비용률 하향안정화를 기대하기 이르다는 점 등에서 여전히 불확실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4분기 이후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카드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실 기반의 효율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마이데이터 사업과 데이터전문기관 등을 통해 데이터사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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