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톺아보기] 이자비용에 발목 잡힌 롯데카드···반등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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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요인 제외 순이익 1676억원, 전년比 35.1%↓
90.3%나 뛴 이자비용 원인···단기적 조달구조 '발목'
업권 최하위인 신용등급, 이자비용률 3.31%로 급등
롯데카드 사옥 전경 (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 사옥 전경 (사진=롯데카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순이익 35.1% 감소'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롯데카드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의 호조에도, 조달비용 상승세에 영업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높은 단기조달 비중과 낮은 신용등급은 이자비용을 두배 가량 끌어올린 실적악화의 주범이다. 더구나 이런 요인들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롯데카드의 4분기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22일 카드업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6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했다. 이는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실적 증가세로, 같은 기간 7개 전업 카드사의 전체 순이익은 2조86억원으로 일년 새 9.5% 쪼그라든 점과 대비된다.

다만 실적 증가세의 주요인은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으로, 롯데카드의 중단영업순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 1988억원에 달한다. 이를 제외한 경상적 순익(계속영업순이익)은 167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35.1%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110억원으로 34.7%나 줄었다.

영업수익 측면에선 선방했다. 롯데카드의 3분기 누적 카드 이용액은 76조68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늘었고, 카드수익도 330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3.2% 증가했다. 이자수익 또한 1조 2192억원으로 같은 기간 20.4%나 급증했다.

순익 감소세의 직접적 원인은 불어난 조달비용 때문이다. 롯데카드의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4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3%나 급증했다.

이는 7개 전업카드사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증가율도 하나카드(2420억원, 117.2%↑)에 이어 업계에서 두 번째로 높지만, 그 규모는 하나카드의 두배에 달한다. 실제 7개 전업카드사의 이자비용은 2조9136억원으로 일년 새 50.7% 늘어나는데 그쳤다.

◇고금리 기조 속 단기 조달구조 '발목'

롯데카드의 이자비용 상승요인은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단기적인 조달구조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통상 영업에 필요한 비용을 회사채나 차입금 등 차입부채를 통해 조달한다. 저금리 기조 하에 발행했던 채권 등의 만기가 속속 도래하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시중금리가 급등했고, 이를 차환하는 과정에서 올해 카드사 전반의 조달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주목할 점은 차입부채의 구성이다. 상반기 롯데카드의 차입부채 중 잔여만기 1년 이하의 유동성사채·차입 등을 제외한 중장기비중은 60.3%로 업계 최하위다. 통상 단기채의 경우 장기채 대비 이자율이 낮게 설정되지만, 만기가 짧은 만큼 발행빈도가 늘어나 유동성 측면에서 취약해진다.

발행빈도가 잦은 만큼 높아진 조달금리가 매번 반영되는 단점도 발생한다. 단적으로 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올해 3분기 말(9월 27일) 기준 4.619%로, 3년 전(2020년 9월 29일, 1.35%)과 비교해 3.4배 이상 높다. 본격적 금리인상기 전인 2021년말 당시 여전채 금리가 2.3%대였음을 감안해도, 두배 이상 상승한 상태다.

그 결과 중장기비중이 낮은 롯데카드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기준 롯데카드의 단기조달 비중은 9.31%로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2.12%포인트(p)나 확대됐다.

이 같은 조달구조에 올해 1~3분기 롯데카드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2조89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100억원) 대비 120.6%나 급증했다. 해당 기간 발행한 회사채의 평균 표면이율은 4.525%로, 저금리 기조였던 2021년 1~3분기 발행한 회사채의 평균 표면이율(1.868%)의 세배에 달한다. 조달비용 상승세가 고스란히 이자비용으로 치환됐다는 분석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장기자금 대비 단기자금 수요가 더 늘었다"며 "여기에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단기비중을 늘린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현재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운용하고 있으며, 적정한 만기 분산을 통해 안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권 최하위인 신용등급에 이자비용률 급증

두 번째 원인은 낮은 신용등급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공통으로 롯데카드에 업계 최하위인 AA- 등급을 부여했다. 반면 신한·삼성·KB국민·BC카드에는 AA+ 등급이, 현대·우리·하나카드에는 AA 등급이 부여된 상태다.

외부 차입의존도가 높은 카드사의 특성상 신용등급은 자금조달 여건을 조성하는데 결정적 요인이다. 단적으로 9월 말 기준 AA+ 등급의 여전채 3년물 금리는 4.619%지만, AA- 등급의 금리는 4.974%로 0.355%p 격차가 발생한다.

그 결과 롯데카드의 이자비용률은 3.31%로 지난해 연간 이자비용률 대비 1.04%p나 상승했다. 7개 카드사 중 하나카드(3.39%, 1.01%p↑)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증가폭은 가장 컸다. 7개사의 평균 이자비용률은 3.05%로 일년새 0.74%p 오르는데 그쳤다.

흥미로운 점은 롯데·하나카드 모두 올해 차입부채를 확대하면서, 고금리 여파를 정면으로 맞았다는 것이다. 다만 하나카드의 경우 이자비용 규모가 롯데카드의 절반 수준인데다, 지난해 대출부문 축소와 실적악화로 인한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순익 감소폭(-23%)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타사와 비교해 영업자산이 성장함에 따라, 차입금과 이자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금융권 전반의 대손비용 증가 영향으로 수익성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 고도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 자회사 매각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레버리지 배율이 개선되면서 영업자산 확대 체력을 확보했다"며 "유동성 확보에 따른 조달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되는 등 이익 규모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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