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조달비용 급증에 카드사 3Q 수익성 '뚝'···4분기 전망도 불투명
대손·조달비용 급증에 카드사 3Q 수익성 '뚝'···4분기 전망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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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영업수익 12.7% 증가에도 이자비용 52.1% 급증
연체율 1.66%, 1년새 0.57%p↑···대손비용 74.6%↑
4분기도 '먹구름'···"리스크관리 위주 내실경영 지속"
(왼쪽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본사 (사진=각사)
(왼쪽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본사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금융지주계 4개 카드사가 3분기에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수익 자체는 늘었지만 고금리 여파에 조달비용이 급증한 데다, 연체율이 악화되며 대손비용도 불어났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이런 악재가 한동안 지속된다는 점에서 4분기 실적 역시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각 사의 공시에 따르면 금융지주계 4개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의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9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감소했다.

이 중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4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했다. 그나마 4개사 중 가장 낮은 감소율이라는 게 위안거리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7%, 23%씩 감소한 2724억원, 1275억원을 기록하며 20%대 실적 감소를 기록했다.

다만 우리카드는 3분기 기준 118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4.1%나 급감했다. 이는 업권 최하위였던 하나카드보다 낮은 실적으로, 4개사 중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카드사들의 영업실적은 오히려 확대됐다. 4개사의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은 4조4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특히 하나카드의 경우 18.3% 증가한 6387억원을 기록했고, 실적이 급감한 우리카드의 경우 6690억원으로 7.4% 늘었다.

카드사 실적 악화의 원인은 급증한 조달비용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4개사의 이자비용은 1조7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1%나 급증했다. 특히 하나카드의 이자비용은 242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114억원)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 2021년 초 1.2%대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초 2.4%대까지 상승한 데 ㅣ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6%대를 돌파하는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이후 채권시장이 안정화되며 올해 3월 3.8%대까지 떨어졌으나,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지며 이달 30일 기준 4.929%까지 반등한 상태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자금조달의 대부분을 회사채와 차입금 등에 의존하며,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3년 만기의 채권이나 차입 수요가 높다. 저금리 시점에 발행했던 회사채 등의 만기가 속속 도래한 가운데, 급등한 시중금리 여파로 이자비용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기조속 악화된 연체율도 영향을 미쳤다. 3분기 말 4개사의 평균 연체율은 1.4%로 젼년 동기 대비 0.57%포인트(p)나 악화됐다. 특히 하나카드의 경우 1.66%로 1년새 1.89%p나 급등했는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카드론 등 대출부문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카드를 제외하면 △신한(1.35%, 0.49%p↑) △KB국민(1.22%, 0.44%p↑) △우리(1.36%, 0.45%p↑) 등 0.4%p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결과 4개사의 3분기 기준 누적 대손충당금은 1조81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6%나 급증했다. 특히 하나카드의 대손충당금은 2962억원으로 규모는 가장 적지만, 1년새 두배 이상 불어나며 실적악화의 주요인이 됐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악화 요인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여전채 금리가 5%대에 육박한 가운데,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들만 26조원을 웃돈다. 여기에 카드론·현금서비스 등의 금리가 반등하면서, 연체율 역시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등 4분기 전망 역시 어둡다는 게 카드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오르며 이자비용이 뛴 것도 있고, 지난해 단기물 비중을 높였던 만큼 발행부담이 더해진 부분도 있다"며 "금리 상승세가 단기간내 안정화될 것 같진 않다.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비우호적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리스크관리 중심의 내실경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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