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높아져 충당금 쌓고" 부실리스크 카드사, 4분기도 '암울'
"연체율 높아져 충당금 쌓고" 부실리스크 카드사, 4분기도 '암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분기 대손비용 1.8조, 1년새 74.6%↑···하나카드 두배↑
대손비용에 가라앉은 실적, 3분기 순이익 23.2% 급감
연체율·손실흡수능력 등 악화···"보수적 영업기조 확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3분기 카드사 실적이 급감한 배경에, 1년새 75% 가량 확대된 대손충당금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금리 여파 속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대손비용 확대에도 카드사 손실흡수능력은 더욱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는 등, 4분기 실적전망 역시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계열 4개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의 3분기 기준 누적 대손충당금이 1조81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6%나 급증했다. 상반기 누적 대손충당금이 59.7% 증가하는데 그쳤음을 감안하면, 1개 분기 만에 증가율이 15%포인트(p) 가량 확대된 셈이다.

대손충당금이란 금융기관이 대출을 해줬을 때 발생할 손실을 평가한 금액이다. 향후 연체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비해 금액을 미리 일정 금액을 쌓아두는 개념이다. 다만 충당금의 특성상 비용으로 처리되는 만큼, 충당금 규모가 클수록 당기순이익이 적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4개사 중 가장 충당금 규모가 큰 곳은 신한카드(639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3.6%나 급증했다. KB국민카드는 5671억원으로 73.5% 증가했으며, 우리카드는 3124억원으로 56.3% 늘어나는데 그쳤다. 하나카드의 대손충당금은 2962억원으로 가장 작지만 1년새 105.3%라는 증가폭을 기록했다.

카드사들이 앞다퉈 대손충당금을 늘린 배경엔 불어난 연체율이 있다. 3분기 4개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1.4%로 전년 동기 대비 0.57%p나 급등했다. 특히 1년새 대손충당금을 두배 이상 늘린 하나카드의 경우 연체율이 1.66%로 0.89%p나 악화됐다.

NPL(무수익여신)비율도 평균 1.19%로 지난해 3분기 대비 0.45%p나 뛰어올랐다. NPL비율이 가장 낮은 우리카드의 경우 1.11%로 0.38%p 증가했으며, 신한카드는 1.24%로 0.42%p 올랐다.

하나카드의 경우 1.25%로 0.73%p라는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반면, KB국민카드는 1.14%로 가장 적은 증가폭인 0.26%p 증가에 그쳤다.

앞서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부문을 통해 수익을 벌충해왔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대출부문을 확대시켰지만, 지난해부터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건전성에 치명타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이렇듯 대손비용 증가세가 이어지며 수익성도 타격을 입었다. 4개 카드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9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나 감소했다. 이 중 우리카드의 순이익은 1181억원으로 1년새 34.1%나 급감했으며,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신한카드의 경우 4691억원으로 20.2% 줄어드는데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실적이 악화될 만큼 대손비용이 증가했음에도, 각사의 손실흡수능력은 오히려 약화됐다는 점이다. 4개사의 평균 NPL 커버리지비율은 3분기 말 기준 274.4%로 전년 동기 대비 113%p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카드의 NPL커버리지비율은 252.5%로, 4개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락폭도 212.8%p로 가장 컸다. 반면 KB국민카드는 329%로 1년새 91%p 하락에 그쳐 가장 높은 NPL 커버리지비율과 적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 259%(-91%p) △우리 257.2%(-130.6%p) 등으로 나타났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충당금 대비 무수익 여신의 비율로, 해당 비율이 낮을수록 금융기관의 부실대처 능력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이는 연체율 상승세와 겹쳐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4분기에도 대손비용을 늘려 카드사 실적을 떨어뜨릴 주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카드사 관계사는 "고금리 기조 속 연체율이 꾸준히 악화되면서 업권에서도 성장보다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보수적 영업 기조로 내실경영을 지속하고 있지만, 시장상황이 단시간내 개선될 것 같진 않다. 4분기에도 대손비용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