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톺아보기] 뒤바뀐 '순위 교체', 우리·하나카드 무엇이 달랐나?
[금융톺아보기] 뒤바뀐 '순위 교체', 우리·하나카드 무엇이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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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누적순익 1181억원, 하나(1275억원) 밑돌며 순위 하락
'본업' 집중한 우리, 수수료수익 88.3%↑···결제망 구축비용 '발목'
대출 늘린 하나, 순이자수익 20.7%↑···연체율 악화 등은 고민거리
우리카드와 하나카드 본사 (사진=각사)
우리카드와 하나카드 본사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변화를 택한 우리카드와 하나카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비우호적 업황 속 두 회사 모두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우리카드가 더 큰 실적 하락폭을 보이면서 실적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대출영업을 줄이며 수익성이 하락한데다, 독자결제망 구축으로 판관비 등이 늘어난 여파다.

하나카드는 대출영업을 확대한 결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등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이다. 다만 연체율이 급등하고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는 평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계 4개 카드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9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감소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특성상 고금리 기조 속 조달비용 급증 여파에 직격을 당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3·4위에 해당하는 우리카드와 하나카드의 실적이다. 우리카드의 누적 순이익은 11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1%나 급감한 반면, 하나카드는 23% 줄어든 1275억원을 기록한 결과 4위로 순위가 떨어진 것이다.

순위 변동의 핵심은 3분기 실적이다. 상반기 우리카드는 8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하나카드(726억원)를 상회했다. 그러나 3분기 순이익이 35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20.4%, 올해 2분기와 비교해 1.8%씩 감소했다.

하나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550억원으로, 1년새 17.2%나 증가했다. 2분기 대비로는 5% 증가했다. 특히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38.8%나 급감했던 만큼, 비용상승세 속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이다.

◇본업경쟁력 집중한 우리카드···결제망 구축 비용 '발목'

이 같은 차이에는 양사의 엇갈린 행보에 기인한다. 먼저 우리카드의 누적 순이자수익은 50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한 반면, 순수수료수익은 1094억원으로 같은 기간 88.3%나 급증했다.

앞서 우리카드는 지난해 지주계 카드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 성장세(2044억원, 1.8%↑)를 기록한 바 있으며, 그 중심엔 전년 대비 2.6배 이상 성장한 순수수료수익(6751억원)이 있었다. 반면 지난해 이자수익(6753억원)은 11.3%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은 영업방향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올해 누적 일시불 결제액은 29조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할부서비스 결제액도 8조6106억원으로 18.6%나 증가했다.

반면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4조160억원으로 1년새 8.9% 감소했으며, 카드론 이용액도 2조4445억원으로 6.2% 줄었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최근 몇 년간 카드사들이 카드론 등 대출부문을 통해 수익을 벌충해온 것을 감안하면, 우리카드의 영업기조가 본업 경쟁력 강화로 회귀한 셈이다.

올해 본격 개시한 자체결제망 역시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실제 우리카드는 독자결제망 첫 상품으로 과거 단종된 인기 상품라인업 '카드의정석' 시리즈를 재출시한 바 있으며, 트래블월렛·아코르 등과 손잡고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를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상품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또한 9월 말 기준 독자가맹점 143만곳을 확보하는 등 신용판매 중심으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독자결제망 구축으로 올해 누적 판매관리비(2066억원)가 전년 동기 대비 13.3%나 급증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판관비(1784억원)가 1.3% 증가하는데 그쳤음을 감안하면, 판관비 역시 3분기 순위 변동의 주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우리카드 관계자는 "신판매출 확대와 금융자산 수익성 제고를 통해 영업이익을 확대했지만, 독자가맹점 구축에 따른 투자비용 증가로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며 "4분기에는 건전성 강화와 영업효율화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독자카드 기반으로 본업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출영업 늘린 하나카드···개선된 수익성에도 건전성 '고민'

하나카드의 순이자이익은 3557억원으로 20.7% 증가한 반면, 순수수료수익은 1486억원으로 같은 기간 8.9% 감소하는 등 우리카드와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특히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2조6296억원으로 16.3% 증가했으며, 카드론 이용액도 2조5902억원으로 18%나 늘어나는 등 타사 대비 대출부문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수익성 개선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나카드의 순이익(1920억원)은 전년 대비 23.4%나 급감한 바 있다. 이는 3년만의 손실 전환에, 전체 카드사 중 가장 큰 폭의 실적 악화였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대출부문의 축소를 지목했다. 실제 지난해 하나카드의 카드론 매출액은 3조460억원으로 1년새 29.6%나 급감했으며, 그 여파로 순이자수익(3957억원)도 16.2%나 감소한 바 있다.

결국 지난해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 등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지만, 수익성 지표인 ROA(총자산이익률)과 ROE(자기자본이익률)이 1년새 1%p, 4.12%p씩 급락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를 개선하고자 하나카드는 올해 새롭게 취임한 이호성 대표를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했고, 분기별 순이익이 올해 1분기 202억원에서 3분기 550억원으로 2.5배 가량 성장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ROA도 1분기 0.66%에서 3분기 1.31%로, 같은 기간 ROE는 3.73%에서 7.64%로 두배 이상 상승했다. 조달비용 상승세로 실적악화는 불가피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악화된 건전성이다. 3분기 말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1.66%로 전년 동기 대비 0.89%포인트(p)나 급등했다. 이는 4개사 평균(1.4%)을 훌쩍 뛰어 넘으며, 상승폭도 우리카드(0.45%p)의 두배에 달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25%로 1년새 0.72%p나 상승했다.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대손비용도 늘었다. 하나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분기 기준 2962억원으로 1년새 두배 이상(105.3%) 불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의 전입액은 3124억원으로 하나카드 보다 많지만, 증가폭은 절반 가량(56.3%)에 불과했다.

여기에 최근 시중금리가 재반등하면서 연체율 등의 추가 악화가 우려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는 하나카드의 4분기 실적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향후 리스크관리 또한 세밀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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