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톺아보기] '외형 확장' 택한 하나카드, 이자비용 부메랑 되나
[금융 톺아보기] '외형 확장' 택한 하나카드, 이자비용 부메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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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부채 9.3조 '전년比 38.9%↑'···차입의존도도 5%p↑
단기차입 175% 급증···고금리 기조 속 이자비용 138%↑
만기도래 채권·차입 3.6조···4%후반대 여전채 금리 '부담'
을지로 하나금융그룹 본사 (사진=하나금융그룹)
을지로 하나금융그룹 본사 (사진=하나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외형 확장을 위해 차입부채를 늘린 하나카드의 선택이 자충수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카드가 1년새 차입부채를 약 39% 늘린 결과 자산규모는 3조원가량 늘어났지만, 순이익은 38%나 하락했다.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더구나 단기차입금 중심으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해졌을 뿐 아니라, 늘어난 만기 도래 채권과 차입금으로 하나카드의 상환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하반기 역시 호실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25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하나카드의 차입부채 규모는 9조29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로, 평균 증가율(3.6%)을 10배 이상 웃돌았다.

이에 따라 하나카드의 상반기 차입의존도(차입부채/자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5%포인트(p) 오른 70.77%까지 확대됐다. 7개 전업카드사 중 하나카드 외에 KB국민카드 역시 차입의존도가 늘었지만, 증가폭(1.74%p)이 하나카드보다 크게 낮다. 나머지 5개 카드사의 경우 오히려 차입의존도가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나카드의 차입증사세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차입 증가세가 타 사에 비해 두드러진 것은 외형성장에 방점을 뒀기 때문이다. 실제 상반기 하나카드의 자산규모는 13조1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조9521억원) 증가했다. 이는 7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높은 자산 증가폭으로, 같은 기간 전체 카드사 자산은 평균 3.7%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오토 할부금융과 카드 부문을 중심으로 한 자산 증대 과정에서 차입부채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에는 올해 하반기 이후 금리 안정화를 기대했으며, 이에 만기 1년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하나카드의 상반기 차입금은 2조933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4%(1조337억원) 증가했다. 이 중 유동성 차입금은 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71.2%나 줄었다. 반면 장기차입금은 이 기간동안 52.5% 증가한 1조788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단기차입금은 1조450억원으로 일년새 175%나 급증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로 인해 차입금 중 단기비중은 31.58%로 전년 동기 대비 3.16%p나 확대됐다. 전체 카드사 단기차입 비중이 평균 0.38%p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단기차입금이란 약정만기 1년 이내의 차입금을 의미한다. 단기차입금의 경우 장기차입금에 비해 이자율이 낮게 책정되지만, 만기가 짧은 만큼 발행빈도가 늘어나 유동성 측면에서 취약해진다.

상반기 회사채도 6조3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8%(1조5695억원)나 증가했다. 이 중 단기사채가 500억원으로 1년새 84.4%나 급감한 반면, 장기채는 3조9250억원으로 9.6% 증가에 그쳤다.

다만 장기채 중 만기가 1년 이하인 유동성 사채가 2조3850억원으로 1년새 168%나 급증했다. 이에 회사채 중 유동성사채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18.93%p나 확대된 37.52%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장기채 비중은 61.74%로 13.04%p나 줄며 업권 최하위를 기록한 상태다. 

이처럼 단기차입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업황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는데다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카드채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은행 등 외부로부터 자금을 빌리고 있는 구조다.

문제는 외부 조달비용에 따른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기업영업 등을 확대한 결과 영업수익이 9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9%나 증가했지만, 영업비용(8251억원)은 1년새 56.17%나 급증했다. 특히 이자비용은 15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76%나 폭증하며, 업권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 결과 하나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73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8.2%나 급감했다.

만기채권 등의 상환 역시 골칫거리다. 상반기 기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사채와 차입 규모는 3조5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78%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좀처럼 꺾이지 않는 금리 역시 또다른 고민거리다. 올해 3월 3.8%대까지 떨어졌던 여전채 금리(AA+ 3년물)는 지난 23일 기준 4.85%까지 반등했다. 3년 전(2020년 10월 23일, 1.381%)과 비교해 금리가 세배 이상 올랐는데, 이는 비용부담으로 직결돼 하반기 실적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만기 차입금 1조1150억원 중 1조800억원을 회사채로 조달, 단기차입 비중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며 "10월에는 회사채 2600억원, 11월에는 3년 만기 해외 ABS 4000억원을 발행하는 등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금을 조달,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회사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리스크 또한 세밀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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