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한달 만에 전망치 수정···"올해 물가 4.7% 넘어설 수도"
한은, 한달 만에 전망치 수정···"올해 물가 4.7% 넘어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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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발표
"공급·수요 모두 물가 압력···5월 전망 경로 상회할 듯"
서울 중구 한국은행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 중구 한국은행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4.7%)보다 높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치(4.5%)를 불과 한달 만에 수정한 것인데, 원유·곡물 가격 상승 등 해외 공급 요인은 물론 국내 수요 회복 요인 등이 맞물려 오름폭이 더울 확대될 것이란 분석에 근거한 전망이다.

한은은 21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4.7%)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급과 수요 모두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압력을 지속하며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유가의 오름폭 확대 등 최근 대내외 여건 등을 고려하면 지난 5월 물가 전망 경로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미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지난 1~5월 중 4.3%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년 상반기(4.3%)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지난해 10월 이후 3%대를 나타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중 4%를 넘어선 데 이어 5월에는 5.4%를 기록해 지난 2008년 8월(5.6%)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4월 이후 3%를 넘어섰다.

한은은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5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반기에도 원유, 곡물 등을 중심으로 해외 공급요인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상반기보다 오름폭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물가 경로 전망(왼쪽) 및 주요 리스크 요인. (사진= 한국은행)
물가 경로 전망(왼쪽) 및 주요 리스크 요인. (사진= 한국은행)

최근 소비자물가 오름세 확대는 석유류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더욱 확대되는 가운데 국제식량가격 상승,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오름폭도 확대된 데 주로 기인했다.

국제유가(두바이유, 월평균)는 지난 1월 배럴당 83.1달러에 불과했으나 이달 들어 118.9달러(1~17일)까지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 역시 '빅피겨'(큰 자릿수)인 1300원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을 중심으로 국제식량가격이 가파르게 뛰면서 식료품(가공식품·농축수산물) 및 외식 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이 크게 증가했다.

한은은 "세계 경제가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내 코로나19 봉쇄조치 등의 영향으로 회복 흐름이 둔화한 가운데 전쟁 및 감염병 전개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외적 여건에서 공급 요인의 물가상승압력이 높았다면, 대내적 여건에서는 수요측 압력이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중 감염병 확산 및 글로벌 공급차질 등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3월 중순 이후에는 소비가 방역조치 완화, 추경 등에 힘입어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기조적인 물가 흐름이나 기대인플레이션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근원물가는 지난해 1분기 0.8%에서 △2분기 1.2% △3분기 1.3% △4분기 2.2%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상승해 올해 5월 3.4%까지 올라섰다. 물가상승품목의 비중을 나타내는 물가상승 확산지수는 지난 2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물가 급등기도 넘어선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5%를 웃도는 근원품목의 개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외식품목의 물가상승 확산세가 매우 뚜렷하다"면서 "단기(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도 지속적으로 높아져 4월 이후 3%대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어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상당 기간 3%대의 오름세를 지속하는 등 향후 물가흐름은 지난 5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원자재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글로벌 공급차질 심화,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 회복세 확대 등 전반적으로는 상방 리스크가 우세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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