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계륵'으로 전락한 '구원투수' 변창흠
[데스크 칼럼] '계륵'으로 전락한 '구원투수' 변창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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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민심'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집단 땅투기 의혹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대규모 공급대책을 쏟아내며 민심을 추스르려던 정부의 야심찬 계획도 초장부터 꼬이고 말았다.

이번 LH사태는 '영끌'을 해도 수도권에 집 한칸 마련하지 못하는 2030 청년세대들의 분노와 절망감을 주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대학 등록금을 못내던 사람이 LH에 입사하고 20억원대의 자산가로 변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며 젊은 세대들의 박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절망적인 사태의 정점에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있다. 이번 정부의 LH·국토부 1차 조사 결과에서 적발된 20명 중 11명은 그가 LH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기에 공공연하게 땅투기에 나섰다. 그들은 지분을 쪼개고 시멘트 땅을 흙으로 덮어 묘목을 심는 등 전형적인 전문 투기꾼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변 장관은 거취에 대해 여전히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자리에 연연해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는 오히려 땅투기한 LH직원들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데 이어 지난 9일에 열린 국토위에서도 "일부의 일탈"이라고 치부하는 안일한 의식까지 보여줬다. 여야 지도부에서도 사퇴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LH 사장 시절 받았던 성과급을 기부하겠다며 사태를 무마시키려 하고 있다. 

사실 변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초유의 부동산 정국을 해결하기 위해 내세운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야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변 장관의 인사를 재가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변 장관을 필두로 '2.4 공급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대책에 대한 신뢰가 땅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변 장관의 거취 결정이 쉽지않아 보인다. 실제 2.4대책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발표까지 변 장관이 주도했는데, 변 장관을 바꿀 경우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시장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내부 판단 때문이다. 그렇다고 변 장관을 계속 옹호하다가는 자칫 더 큰 비난 여론에 직면할 것은 자명하다. 

주택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하루빨리 회복하기 위해선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전투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지만 새로운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무능하거나 신뢰할 수 없는 장수는 가차없이 쳐내야 한다. '공정'을 내세운 정부인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나민수 건설부동산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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