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기업 체감경기 다시 '싸늘'···비제조업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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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5개월 만에 하락세 전환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5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수출 대기업이 주도하는 제조업 체감경기는 상승한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비제조업 경기가 크게 꺾인 탓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0년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보면, 이달 전체 산업 업황 BSI는 64로, 한 달 전보다 2p 내렸다. 이 지수는 4월 51에서 5월 53으로 오른 뒤 8월까지 넉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 이달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BSI는 기업인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지수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수치가 낮을 수록 기업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2787개 업체가 참여했다. 조사기간은 9월 14~21일로, 코로나19 재확산 추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기간(8월30일~9월14일)과 다시 2단계로 격하된 기간(9월 14일 이후)이 겹쳐있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이 여파로 비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62로 전월 대비 4p 하락했다. 직전 최대 낙폭은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지난 3월(-11p)로, 지수는 지난 4개월 연속 개선세를 보이다 이달 하락 반전했다. 다음달 업황 전망지수(62)도 전월에 비해 7p 하락했다. 

김대진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코로나19 재확산은 비제조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비제조업 가운데서도) 대면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는 도소매업 등이 하락을 주도했기 때문에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제조업 중 게임업체 매출 감소와 미디어 제작업체 매출 부진으로 정보통신업 13p 급락했고, 인력수요 감소로 사업시설·사업지원·임대업이 9p 내렸다. 내수 부진 영향으로 도소매업(-4p)도 하락세를 주도했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반면 제조업 업황 BSI는 68로 전월 대비 2p 상승했다. 제조업 BSI는 1월 이후 꾸준히 하락해 5월엔 49까지 떨어진 뒤 반등, 지난 6월부터 4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다음달 업황 전망지수도 이달과 동일한 68을 기록했다. 

철강제품 가격 회복 영향으로 1차 금속이 14p 뛰었고, 원료(원유) 가격 하락 등 화학제품 스프레드 개선으로 화학물질·제품도 6p 상승했다. 산업용 설비 판매가 증가하며 기타기계·장비도 3p 올랐다. 

기업규모별·형태별로 보면 대기업(5p), 수출기업(2p) 및 내수기업(1p)은 상승했다. 한은은 수출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대기업 업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해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수출액은 296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했다. 

반대로 중소기업(-4p)은 하락했다. 김대진 팀장은 "제조업에서도 중소기업은 경영상 취약점이 있다보니 코로나19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한다"며 "지난 3월에도 대기업은 7p 하락했으나 중소기업은 12p나 급락한 바 있다"고 말했다. 

기업심리지수에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6.5p 내린 73.2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과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0.9p 상승한 70.9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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