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부실 막아라"···은행권, 한도↓·기준강화 '대출관리'
"코로나發 부실 막아라"···은행권, 한도↓·기준강화 '대출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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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 관리' 은행권, 대출 현황 예의주시
6일 IBK기업은행 영업점이 소상공인 신속금융지원 대출 상품을 상담·신청하러 온 내방 고객들로 북적인다. (사진=박시형 기자)
은행 창구 모습.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대출이 급증하면서 주요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낮추거나 요건을 변경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돌입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8일부터 새로운 산업등급평가 기준을 대출에 적용하고 있다. 산업별로 올해 상반기 업황과 향후 전망, 코로나19 영향 등을 고려해 새로운 '등급'을 부여하고 해당 등급이 특정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했다. 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부실 가능성이 높은 산업에 대해 대출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업종 평가를 진행한 결과 특정 기준 이하로 떨어진 업종에 대해서는 영업점에서 자체적으로 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했고 한도 이상으로 대출을 받으려면 본점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며 "모든 은행들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건전성을 최우선 이슈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은행도 코로나19로 대출이 많이 공급됐던 특정 산업군에 대해 대출 한도를 하향조정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특정 산업군에 쏠린 대출을 다른 산업군으로 분산시키기 위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기대출 같은 경우 올해 초 세웠던 연간 목표치를 이미 훨씬 넘은 상황이기도 하고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며 "분야별로 (대출이) 많이 쏠린 곳들 중심으로 차주에 영향이 크게 가지 않는 선에서 한도를 조금씩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일부 신용대출 한도 비율을 10%p 가량 낮췄다. 기존에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연봉의 100%까지 가능했지만 4월부터는 연봉의 90%까지만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해서 연초 생각했던 대출 증가 속도와 현재 증가 속도가 차이가 있다 보니 조절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기존 대출심사 기준을 변경하거나 한도를 낮추는 등의 조치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현재 건전성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올해 3분기에도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해 3분기(7~9월) 대출태도지수 전망치(평균치)는 -11로 지난 1분기(11)와 2분기(1) 대비 대폭 낮아졌다. 2분기와 비교했을 때 차주별 대출태도 지수도 △대기업 -10→-13 △중소기업 7→-10 △가계주택 -7→-17 △가계일반 3→0 등으로 일제히 줄었다. 올해 3분기 기업·가계 등 전 부문에서 대출 문턱을 높이겠다고 답한 은행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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