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은행이 변수' 4대 금융그룹 실적 희비···리스크 높자 '대규모 충당금'
'非은행이 변수' 4대 금융그룹 실적 희비···리스크 높자 '대규모 충당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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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 5조5219억···전년비 10%↓
'빛 본' 하나금융···신한·KB 등 3대 금융그룹 순익↓
하반기, 코로나19 영향 본격화···'리스크관리' 한목소리
(왼쪽부터)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신한·KB·하나·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4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실적 키워드는 '대손충당금'과 '비은행'이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 초저금리 지속에 따른 수익성 악화, 사모펀드 손실 등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금융그룹 모두 충당금을 대거 적립했다. 또 충당금 적립에 따른 실적 빈자리를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보완한 가운데 비은행 기반이 약한 우리금융그룹 홀로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하나금융 제외, 3대 금융그룹 순익 모두 감소···"충당금 영향"= 28일 신한·KB·하나·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5조521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조1353억원) 대비 10% 줄었다.

신한금융이 1조80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줄었고 KB금융은 1조7113억원으로 6.8% 감소했다. 하나금융은 1조3446억원으로 11.6% 증가했고 우리금융은 6605억원으로 44% 줄었다. 2분기 개별 기준으로는 신한금융 8732억원, KB금융 9818억원, 하나금융 6876억원, 우리금융이 14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리딩금융그룹을 다투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상반기와 2분기 실적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하반기 한층 치열한 '리딩' 경쟁을 예고했다. 하나금융은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2012년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우리금융은 라임펀드 손실 등에 대비해 충당금을 대거 쌓은 영향으로 순이익이 절반 가량 줄었다.

금융그룹들이 전반적으로 지난해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데 따른다. 4대 금융그룹은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른 리스크 발생 가능성, 라임 등 각종 사모펀드 손실 수습 비용 등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2분기 대규모의 충당금을 쌓았다. 신한금융이 2분기 5387억원을 쌓아 가장 컸고 하나금융이 432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은 3356억원, KB금융은 2544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따른 순이익 감소분은 비은행 계열사들이 채웠다. 신한금융의 경우 올해 2분기 신한카드,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KB금융은 주식거래 증가 영향으로 KB증권 순이익이 70% 넘게 증가했다. 특히, 주식거래대금 관련 수탁수수료와 IB수수료를 중심으로 증권업 수입수수료가 59.5% 올랐다. 하나금융도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체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우리금융의 경우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의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19.4%, 40.9% 각각 증가했지만 은행 부진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들이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하로 작기 때문이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 줄어든 1조14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4.5% 감소한 1조2467억원, 우리은행은 45% 줄어든 67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만 2.7% 증가한 1조62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콘콜'서 밝힌 하반기 전략은 '리스크관리'= 코로나19·초저금리 장기화 등 올해 하반기에도 금융그룹들의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하반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그룹들도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각 그룹 경영진들은 이번 실적 콘퍼런스콜(콘콜)에서 '리스크관리'를 하반기 주요 전략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방동권 신한금융지주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는 지난 24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기업들이 2017년부터 수익성·성장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코로나19까지 와 냉엄한 현실에 부딪혔다"며 "금융지원에 따른 신용리스크가 전망되는데 각 영역을 세분화한 핀셋 점검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환 KB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지난 21일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한계차주 중심으로 부실 여신 발생 가능성이 있어 업종별, 차주별로 대출을 관리하고 있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하반기 여신 성장은 상반기 대비 보수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도 지난 23일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경제 상황 시나리오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1000억원 정도의 추가 대손충당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최근 몇 년간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온 우리금융도 하반기 건전성 추이를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우리은행은 코로나19로 대출이 많이 공급됐던 특정 산업군에 대해 대출 한도를 낮추기도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기준금리와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금융산업도 큰 도전에 직면했다"며 "그룹 차원의 턴어라운드 전략을 기반으로 영업력을 회복하고 감독당국의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개선된 자본비율로 시장 환경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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