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양왕 U9 전면부 (사진=문영재 기자)

[서울파이낸스 (중국 선전) 문영재 기자] 중국 완성차 판매량 1위,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량 1위. 중국 완성차 제조사 비야디(BYD)가 지난해 거둔 기록이다. 지난 20일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남다른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BYD 글로벌 본사(중국 광둥성 선전시 핑안구 소재)를 찾았다.

본사 내부에는 BYD의 친환경차들이 전시돼 있었다. 그중에는 BYD가 지난해 선보인 고성능 친환경치 양왕 U9도 자리했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커다란 공기흡입구, 뒷날개 등을 단 슈퍼카였다. 현장에 있던 BYD 관계자는 "한국기자단에 BYD 기술력을 소개하고자 U9을 전시한 것"이라며 "최고속도가 392㎞/h에 이를 만큼 빠른 차"라고 귀뜸했다.

내부 한편에는 BYD가 자랑하는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도 있었다. 낮은 표면 온도와 산소 방출 방지 등을 통해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 기존 LFP 배터리 대비 강도·안전·수명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알려진 배터리다. BYD 측은 "해당 배터리를 단 친환경차는 충돌로 인한 심한 손상에도 불이 나지 않아, 산업 표준 안전을 재정의한다"고 주장했다.

1995년 당시 배터리 연구원이었던 왕촨푸에 의해 설립된 BYD는 설립자 왕 회장의 기술자 우대 정책에 따라 지난 30년간 연구 인력 확보에 역량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해 연구 인력 10만명을 돌파, 글로벌 최대 규모의 연구 인력 집단을 확보했다. 이 같은 인력 집단은 U9과 LFP 블레이드 배터리 등 차별화된 기술을 지속 선보이는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특히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특유의 내화성을 바탕으로 BYD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기술로 통한다. BYD 아시아·태평양자동차판매사업본부 홍보책임자 다니엘은 "못 관통 시험을 진행한 결과, 통상적으로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는 화염에 휩싸이며 폭발한 반면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불씨조차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배터리는 BYD 전 제품에 들어가 있고, 안전성에 기인한 시장의 높은 신뢰 덕분에 판매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폭스바겐을 꺾고 중국 내수 판매 1위를 거머쥔 데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는 300만대가 넘는 판매 대수를 기록, 친환경차 시장 선두로 올라섰다"고 했다.

LFP 블레이드 배터리(왼쪽)과 NCM 삼원계 배터리가 폭발하는 모습 (사진=BYD)
LFP 블레이드 배터리(왼쪽)과 NCM 삼원계 배터리가 폭발하는 모습 (사진=BYD)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중국 현지에서 240만대를 판매, 같은 기간 230만대를 판 폭스바겐을 10만대 차이로 꺾고 내수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302만대를 인도하면서 180만대를 판매한 테슬라를 122만대 차로 따돌리며 시장을 선도했다.

이와 관련,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산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보면 기술력 자체는 뛰어난 편"이라며 "내년 초 국내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가격까지 합리적으로 나온다면 점유율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가 내수를 보호하려면 친환경차 보조금을 차별화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필수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경쟁력은 무시 못 할 수준"이라며 "국내 출시가 예고된 LFP 블레이드 배터리 탑재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와 중형 전기 세단 씰이 가격까지 합리적으로 나온다면 BYD의 한국 시장 공습은 막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국산차 가격을 재조정함과 동시에 광범위한 서비스 네트워크와 낮은 수리비용 및 짧은 수리기간 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BYD가 한국 시장에 안착할 경우 이를 토대로 국내 생산 거점을 마련, 중국산 이미지를 탈피하고 관세장벽을 우회하기 위한 더 큰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고 봤다. 실제 BYD는 KG모빌리티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 개발 및 배터리 조립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충북에도 전기차 생산 공장을 설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BYD는 "수요가 있다면 충분히 검토 가능한 얘기"라며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것은 다국적 기업이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중 하나고, 물류비 절감 및 현지 고용 창출 등 이점이 많다"고 했다.

 

BYD 씰 (사진=B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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