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다"며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롯데는 18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에서 올해 하반기 사장단회의(VCM‧Value Creation Meeting)를 열었다. 이번 VCM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80여 명이 참석해 그룹 경영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신 회장은 열쇳말(키워드)로 '언러닝 이노베이션'(Unlearning Innovation)을 제시했다. 배우거나 경험한 것을 잊는다는 언러닝을 활용해 과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현재의 성공에 제약을 가하는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버리고 새로운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 회장은 최고경영자(CEO)에게는 "환경 변화를 무시하고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고집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현재의 환경에 부합하는 우리만의 차별적 성공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업 시각을 바꿔달라"고도 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신 회장은 추구해야 할 경영목표로 "국내 사업과 기존사업 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신사업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매출·이익같은외형 성장과 현금 흐름과 자본 비용 측면의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블록화, 고금리·물가상승, 기술 발전 가속화 등을 열거하면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이다. 해외 사업은 불가피한 선택이다"라고 짚었다.
신 회장은 동남아시아 같은 신성장 시장과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도 함께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인공지능(AI) 기술이 과거의 피씨(PC)·인터넷·모바일처럼 세상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단순히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찾고이를 과감한 실행으로 이어지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미래형 사업 포트폴리오전환 △비전과 전략에 부합하는 투자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 세가지 경영 방침을 당부했다. 고성장·고수익사업과 ESG에 부합하는 사업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전환해달라고도 주문했다.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창출된 이익으로 미래 신성장동력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시설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무형자산·기술·인재 등 투자가 필요한 부분을 잘 판단해야 한다"며 "투자할 때 투입되는 자원과 발생하는 수익을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변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리스크를 시스템을 구축해 선제적으로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고경영자(CEO)에게는 "강하고 담대하게 행동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돌파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책임감 있는 CEO의 역할을 강조하며 "CEO는 회사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라는 것을 잊지 말고 회사의 미래 모습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차별적 가치에 대해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롯데자이언트가 1·2년차의 신인선수를 중용해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던 사례를 언급하며 "회사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조직문화 혁신과 공정한 인사를 해야 한다"며 "필요한 인재를 능력 위주의 공정한 인사로 발탁해 사업을 잘 진행시켜달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지금은 우리에게 미래를 준비하고 재도약을 위한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저와 함께 변화의 중심에 서 달라"고 요청하며 VCM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