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맞수' KB-신한, AI인재 영입 경쟁 뜨겁다
'금융 맞수' KB-신한, AI인재 영입 경쟁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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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AI센터장에 오순영 전 한컴 CTO 영입
신한銀, 디지털·AI조직 수장 모두 외부서 수혈
AI기술, 은행 업무 접목 수익성·효율성 극대화
(왼쪽부터) 오순영 KB국민은행 AI센터장, 김철기 KB국민은행 AI자산운용센터장, 김민수 신한은행 AICC센터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오순영 KB국민은행 AI센터장, 김철기 KB국민은행 AI자산운용센터장, 김민수 신한은행 AICC센터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업계 라이벌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디지털 인재 영입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인재 영입은 특히 인공지능(AI) 부문에서 두드러진다. 두 은행의 핵심 목표가 업무 전반에 AI기술을 접목시켜 조직 효율화를 꾀하는 것인 만큼 AI전담 조직을 키우기 위해 전문가 영입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그룹의 디지털전환과 AI조직을 이끌 수장으로 오순영(45) 전 한글과컴퓨터(한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했다. 오 전 CTO는 KB금융지주·KB국민은행 겸직 부서인 금융AI센터의 수장(상무)을 맡아 이달부터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1977년생인 오 센터장은 2004년 한컴에 입사한 후 2019년 정기임원 인사에서 첫 여성 CTO로 발탁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컴에서 모바일 오피스 개발 프로젝트, 한컴오피스 네오 개발 프로젝트 등을 총괄했다. AI 업무 관련해선 콜센터 '한컴AI 체크25'를 이끌고, 네이버클라우드와 협업해 AI 콜센터 솔루션을 개발한 이력이 있다.

국민은행은 AI 업무 고도화 차원에서 오 센터장을 영입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오 센터장은 AI 신기술·신사업 개발은 물론 관련 기획·전략 부문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전문가다. 앞으로 윤진수 국민은행 테크그룹 부행장과 손발을 맞춰 AI 기반 콜봇 서비스 고도화를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콜봇 서비스는 음성으로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신속한 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KB금융이 자체 개발한 AI 텍스트 분석기술을 적용하고, 은행·카드·증권 등 3개 계열사에 확대 시행하는 등 전사적으로 힘을 주고 있는 분야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AI센터는 은행에서 AI 기술과 은행업 본질을 접목시키는 작업을 하는 부서"라며 "이번 인사도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은행에 필요한 AI 기술 수준을 좀 더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AI 전문가 영입을 위해서라면 경쟁사 출신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3월 신한은행 디지털혁신단장 출신 김철기(58) 상무를 AI자산운용센터 총괄로 영입했다. 김 상무는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빅데이터, 통계분석, 알고리즘 개발 전문가로 경력을 쌓아왔다. 신한은행에서는 빅데이터를 마케팅·영업 분야에 활용해 고객정보를 정교화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국민은행의 AI자산운용센터가 데이터·AI기술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자산운용 모델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 만큼 이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를 기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경쟁사 신한은행의 AI조직을 이끌고 있는 인사도 외부 출신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월 AI 사업을 총괄하는 AICC(통합AI센터) 센터장에 김민수(45) 전 삼성SDS AI선행연구Lab장을 영입한 바 있다. 김 센터장은 제조·의료·물류·금융 등 다양한 산업군을 대상으로 딥러닝, 강화학습 등 AI 기술을 적용해 사업화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AI조직과 손발을 맞추고 있는 은행 디지털 조직의 수장들이 모두 외부 전문가 출신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신한은행의 디지털 혁신을 담당하고 있는 마이데이터유닛과 데이터유닛 조직의 수장은 김준환(50) 상무와 김혜주(52) 상무로, 각각 SK주식회사와 KT에서 디지털 업무를 수행해온 인사다.

현재 신한은행 AICC는 AI기술을 통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직원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술을 통해 고객정보를 정교화하면 고객이 받을 수 있는 금융혜택 범위가 넓어지고, 직원 입장에서도 보다 명확하고 발전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AI 기반의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은 은행 차원에선 기회다. 신한은행이 선보인 AI 은행원, AI머신러닝 기반 신용평가모형 등의 서비스가 그 일환이다.

AI조직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금융그룹 내 디지털 인재 영입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은행업무에서 벗어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접목시키기 위해선 외부 전문가의 시각이 필수적이어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도 내부적으로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고 있지만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전문가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디지털 인재 모시기는 금융권뿐만 아니라 IT, 핀테크 등 전 업계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 영입을 위한 치열한 물밑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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