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兆 '서울시금고' 잡아라"···은행권, 입찰전쟁 막올라
"48兆 '서울시금고' 잡아라"···은행권, 입찰전쟁 막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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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11일 설명회 참석···내달 중순 선정
당국 '과도한 출연금' 제동 탓에 강점 어필 '관건'
선정시 자치구 금고 입찰에서도 유리한 고지 선점
(왼쪽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48조원 규모의 자금을 관리하는 서울시 금고지기를 놓고 은행권 입찰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 1금고와 2금고를 관리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입찰 참여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다른 은행들도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시금고 입찰을 따내기 위한 출연금 출혈경쟁에 제동을 걸었던 만큼 은행들은 각 은행이 보유한 강점을 내세우며 입찰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금고 신청절차 설명회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이 모두 참석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입찰 참여 여부를 떠나 나중에라도 시금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여건이 될 수도 있고, 시금고 동향도 알 수 있어서 설명회에 거의 참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설명회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서울시금고를 담당할 은행을 선정하기에 앞서 세부 신청절차와 평가항목 등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다. 서울시는 다음달 5~11일 은행에 신청서를 접수받은 후 이르면 다음달 중순경 최종 금고지기를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는 복수금고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15년부터 100여년간 우리은행이 서울시 금고를 독점 관리하고 있었으나 2018년 복수금고제로 변경된 후 1금고는 신한은행이, 2금고는 우리은행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우리은행으로서는 유일한 서울시금고 타이틀을 내려놨을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에 1금고 자리까지 내주며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서울시금고는 1·2금고 통틀어 한 해 운용 규모가 47조7000억원에 달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금고 중 최대 규모다. 이 중 1금고는 약 44조원을, 2금고는 3조원 가량을 담당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서울시 1금고 입찰을 따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1금고 수성과 탈환을 목표로, 각 은행이 보유한 강점을 시금고 평가항목에 녹여내기 위한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2018년 서울시 금고지기 선정 과정에서 신한은행이 3000억원에 달하는 과도한 출연금을 제시했고, 이를 금융당국이 제재했던 만큼 은행들은 출연금 외 다른 평가항목에 주안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에서 제시한 시금고 평가항목은 △금고업무 관리능력(28점)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5점) △시에 대한 대출·예금금리(20점) △시민 이용 편의성(18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7점) △기타(2점) 등으로 구성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4년간 서울시 1금고를 관리했던 경험과 서울시의 각종 자금업무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관리하기 편하도록 세입세출 시스템을 잘 구축했던 것이 지난 4년 전 시금고 선정으로 이어졌었다"며 "그런 부분에서 금고업무 관리능력에 강점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100년간의 서울시금고 관리 노하우와 서울시 자치구 금고 운영 경험 등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서울시 구금고 점유율은 72%로 다른 은행을 압도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 25개구 가운데 18곳의 금고를 우리은행이 관리하고 있다.

두 은행 외 다른 은행들도 서울시금고 입찰 참여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관련 업계에선 서울시금고를 관리하게 되면 브랜드가치 제고는 물론 기관 중심의 우량고객 확보도 쉬워지는 등 다양한 부대이익을 노릴 수 있다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울시금고를 관리하려면 막대한 전산비와 출연금이 나가게 돼, 사실 사업 자체만으로는 수익성이 높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서울시금고에 선정되면 구금고 입찰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금고운영 경험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도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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