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금융서비스 노사, 단체교섭 돌입···전국 단위 GA 첫 시도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노사, 단체교섭 돌입···전국 단위 GA 첫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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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노사 상견례 진행···상호 신뢰 당부
"첫 사례 유의미···업계 표준될 가능성" 평가도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14일 오전 영등포 하이서울 유스호스텔에서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지회,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와 단체교섭을 위한 상견례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14일 오전 영등포 하이서울 유스호스텔에서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지회,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와 단체교섭을 위한 상견례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사무금융노조)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한화생명 자회사 GA(법인보험대리점)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사무금융노조와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전국 단위 보험설계사 노동조합이 사측과 단체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최초이다보니, 관계자들은 이번 교섭이 보험설계사 노조 활동과 교섭에 대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14일 오전 영등포 하이서울 유스호스텔에서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지회,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와 단체교섭을 위한 상견례 자리를 마련했다. 정규직 노조의 경우 사측과 임금협상을 1년에 한번, 단체교섭을 2년에 한번 진행해 왔지만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보험설계사 노조인 한화생명지회는 이번이 첫 교섭이다.

이 자리에는 구도교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관계자,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 오세중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장, 김태은 한화생명지회장 등이 참석해 상호 신뢰를 강조하며, 앞으로의 교섭 일정과 노조활동 보장 등에 대한 큰 틀의 논의를 이어갔다. 구체적인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실무교섭에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구도교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이사는 "작년 4월 재판분리하면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출범하고 지금까지 노사 모두 여러 어려움과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이 자리에 왔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좋은 노사문화가 형성되도록 서로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에 정규직 노조도 임금협상을 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정규직과 보험설계사가 같이 임금협상을 요구했고, 회사는 더 이상 협상을 회피할 수가 없게 됐다"며 "이번 교섭 테이블은 보험업계 사상 전국 단위 보험설계사 노동조합에서 진행하는 협상으로, 향후 교섭 일정이나 방식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설계사에게 합법적인 교섭권이 주어진 이래 첫 교섭인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설계사 노조는 단체교섭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설계사 노조는 사측이 단체협상을 회피한다며 '단체협상 지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교섭창구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무금융노조 내에 있는 한화생명 정규직 노조의 단체협상이 있고, 실질적으로 분리된 교섭을 요구하고 있어 1사 1교섭 원칙에 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는 기존 정규직 노조인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부와 소속 설계사들이 새로 설립한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있다. 지난 2020년 말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이 전국단위의 보험설계사 노동조합으로서 처음으로 합법적인 노동조합으로 인정받고, 이후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로 조직 전환했다. 이듬해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설립, 3000여명의 보험설계사가 노조에 가입하고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63빌딩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이번 교섭의 관건은 '내근직과 설계사의 개별 단체교섭' 여부로 보인다. 노조 측은 이번 교섭이 임금교섭인 만큼, 내근직과 설계사는 기본적인 임금 구조가 다르다는 점이 교섭 과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화생명과 한화생명지회는 수수료, 위로금 등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바 있다.

보험업계는 이번 단체교섭이 보험설계사 노조의 설립과 교섭에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0년 전후로 보험사들 사이에서 별도의 보험판매 전문회사를 설립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노사진통을 겪어 왔다"며 "이번 교섭이 첫 사례라고 하면, 기준이 될 가능성이 커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조합 측 관계자는 교섭의 의미에 대해 "합법적인 보험설계사 노동조합이 생긴 이후 교섭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첫 사례로 남는다면, 보험설계사들이 교섭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이번 교섭을 시작으로 올해와 내년까지 노조 활동이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기대했다.

한편 노사 양측은 이날 교섭 이후 교섭 방식·노조활동 보장 등을 담은 기초협약서안을 실무논의하고 내달 7일 2차 대표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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