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탄소 시대 속 조선업 '방긋'···수주목표 초과 '8년만'
탈(脫)탄소 시대 속 조선업 '방긋'···수주목표 초과 '8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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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동량·해상운임↑···IMO 환경규제 가속화 영향"
대형 컨선·LNG 발주 잇따라···카타르 발주건 기대감
국내 조선 빅3(왼쪽부터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사진=각 사)
국내 조선 빅3(왼쪽부터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조선 '빅3'가 탈(脫)탄소 시대 가속화에 힘 입어 8년만에 한해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 친환경 기술에 독보적인 한국 조선업은 국제해사기구(IMO)가 내세운 환경규제에 발맞춰 10년만에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올해 설정한 연간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업계 1위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기준 214척(해양 3기 포함), 218억달러를 수주함으로써 올해 목표(149억달러)의 약 146%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총 53척/기, 약 91억9000만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함으로써 수주 목표 달성률 119%(올해 목표 77억 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또한 총 75척, 112억달러를 채우면서 올해 목표(91억 달러)의 123%를 달성 중이다.

국내 빅3가 수주 목표를 모두 채운 것은 8년만이다. 

시장에서는 오랜기간 극심한 불황을 겪어왔던 조선업계가 예년과 다르게 이 같은 수주 호황에 접어들 수 있었던 요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물동량 증가로 해상운임이 급등한 점 △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를 꼽았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발주량 자체가 늘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 세계 누계 발주량은 4099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1563만CGT) 대비 162% 증가했다. 특히 조선업계에 불황이 닥친 2016년(1053만CGT) 대비 약 3.9배(289%) 뛰었다.

이 가운데 세계 무역 물동량 증가 추세에 따라 대형 컨테이너선 주문이 두드러졌다.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지난달까지 총 1109만CGT가 발주돼 지난해 동기 대비 804% 증가했다.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도 추세를 반영해 대형 컨테이너선을 각각 68척, 44척, 20척을 수주하는 등 해당 분야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IMO의 탄소배출규제 강화로 친환경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을 각각 81척, 17척, 18척 수주할 정도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LNG 등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이른바 이중연료추진선 발주도 크게 늘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 추진 선박 12척과 메탄올 추진 선박 9척을 수주했는데 총 규모만 31억달러(3조7000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수주한 선박 47척 중 36척이 이중연료추진선으로, 그 비율이 77%였다.

최근 LNG가 대체 연료로 주목받으면서 그동안 뜸했던 해양플랜트 발주도 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해양플랜트를 각각 3기, 2기 수주했는데 대우조선해양이 복수의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한 것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빅3의 주력 선종인 LNG운반선 대형 발주건이 남아있어 연내 수주량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르면 내년 초부터 회복세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지난 8일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각각 4척과 2척의 LNG 운반선을 발주했다. 앞서 QP는  LNG 수요가 오는 2050년까지 늘 것으로 예상, 지난해 6월 빅3와 100척이 넘는 LNG선 건조 슬롯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슬롯 계약은 신조(새 선박)를 만들기 위해 도크를 미리 선점하는 것을 말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기술에 있어서는 한국 조선업이 1위로, 전 세계에서 발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10년만에 도래한 슈퍼사이클을 맞아 연내 수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이미 2023년까지의 물량도 채워놓은 상황이라 내년부터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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