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큰손' 한국은행 투자기준 ESG로 바뀐다
'자산운용 큰손' 한국은행 투자기준 ESG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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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자산운용서 ESG부실기업 자산 제외
자체 네거티브 스크리닝 체제 수립 계획
"자산운용프로세스에 ESG 전면 확대 적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한국은행의 외환자산 투자성향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색이 짙어진다. 한은은 외화자산 다변화 차원에서 ESG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현행 단계를 넘어 앞으로는 외화자산 전체에 ESG 요소를 광범위하게 적용해 ESG가 부실하다고 평가받는 기업은 투자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2~3년 내 전체 외화자산을 대상으로 ESG 부실기업 자산을 외환 운용 포트폴리오에서 제외시키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체제를 자체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라 국내 금융사의 자산 운용에도 ESG 투자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28일 한국은행은 '외화자산의 ESG 운용에 대한 기본방향 및 향후 계획' 자료를 통해 "외환보유액 운용에 있어 사회적 책임투자, 기후변화 대응 등 공적 책임투자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ESG 운용 기본방향을 마련, 향후 운용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ESG 이슈로 인한 평판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외화자산 운용시 안전성·유동성·수익성 요건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는 ESG 투자를 확대하는 반면 ESG 관련해 논란이 되는 기업은 투자대상에서 뺀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ESG 주식이 공적 책임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외화자산의 안정적인 운용 성과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한은이 올해 6월 기준 위탁운용자산을 통해 투자한 ESG 주식 규모는 12억2000만달러다. 2020년 말보다 1억4000만달러 증가한 수치다.

ESG 채권도 운용기준에 맞춰 직접 투자하거나 위탁운용 자산을 통해 꾸준히 매입해 왔다. 한국은행 외화자산의 ESG 채권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말 43억8000만달러에서 2021년 6월 59억달러로 늘었다. 6개월만에 15억2000만달러나 증가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적으로 녹색·사회적·지속가능채권 시장이 확대되면서 ESG 채권 발행액 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영향이 크다. 지난해 ESG 채권 발행액(6987억달러)은 전년(3581억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시장확대 추세를 반영해 외화자산 전체에 ESG 요소를 적용할 계획이다. 초기 단계에는 ESG 평가가 투자에 반영되는 대표적인 방식인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적용한다. 네거티브 스크리닝이란 주류·담배·카지노 관련 기업 등 ESG 관점에서 부정적인 산업이나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은 먼저 네거티브 스크리닝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를 위탁자산을 통해 시범 운용한 이후 시범운용 평가 결과를 반영해 네거티브 스크리닝 적용 범위를 전체 위탁자산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중기적으로는 전체 외화자산을 대상으로 자체적인 네거티브 스크리닝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즉 외화자산 운용 프로세스 전반에 ESG 요소를 전면 적용하는 'ESG 통합' 전략을 세운다는 복안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은 기후변화 등 지속가능성 위기 심화로 사회 전체적인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한은의 적극적인 ESG 운용전략 도입은 여타국에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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