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물가 2개월 연속 5.4%···13년來 최대
美 소비자물가 2개월 연속 5.4%···13년來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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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가 또 한 번 5%대 중반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개월 연속 5%를 상회한 것이다. 지난주 개선된 고용지표에 이어 물가지수까지 높게 책정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조기 도입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의 오름폭과 같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8년 7월(5.5%)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 컨센서스(5.3%)를 소폭 상회했으며,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은 0.5%를 기록하며 예상치(0.5%)에 부합했다.

가장 높게 상승한 것은 에너지 분야로 휘발유 가격은 1년 새 무려 41.8% 급등했다.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70달러 중후반까지 급등하면서 덩달아 상승했으며, 중고차 및 트럭가격에서도 1년 전 대비 41.7% 뛰었다. 이 외에도 △렌트카(73.5%) △항공료(19.0%) △세탁용품(17.9%)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4.3% 상승했으며,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했다. 전년동월대비 상승폭의 경우 지난 1991년 이후 가장 높았던 전월(4.5%)보다는 소폭 줄어든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정점 수준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적지 않게 내놓고 있다. 하지만 5%를 상회했던 높은 상승폭이 빠르게 가라앉지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일례로 지난해 임대료가 2.3% 올랐는데, 내년에도 2.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역대급 수준의 경기부양책도 높은 물가상승률을 유지하는 데 일조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지표는 일제히 오르는 모양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7월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의 예상 인플레이션율은 4.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3년 예상 기대인플레이션도 3.7%로 전월 대비 0.1%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입장과는 다소 배치되는 결과다. 

연준은 앞서 물가상승률은 '일시적'인 상황일 뿐, 중장기적으로 볼 때 평균 2% 수준의 물가 상승률 내로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연준의 통화긴축 우려가 금융시장 내 많은 참여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자, 제롬 파월 등 주요 인사들은 이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이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은 8~9월 개선된 경제지표가 확인된다면 오는 10월부터는 테이퍼링 개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미국 고용지수도 회복세가 지표로 드러난 가운데 소비지수까지 높게 측정되면서 연준의 긴축 개시 시점은 더욱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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