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앞둔 美 고용지표에 이목 집중···매파적 기조 유지될 듯
테이퍼링 앞둔 美 고용지표에 이목 집중···매파적 기조 유지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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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ADP 민간고용 37.4만···시장 기대치 60% 수준
공식 발표도 부진하면 조기 테이퍼링 제동 가능성↑
민간·정부 결과 다르고, 집값 급등하고···개선 전망도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3일 밤 발표를 앞둔 미국 고용지표에 전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전제 조건으로 '완전 고용'을 내세운 바 있다. 특히 앞서 발표된 민간 고용지표에선 예상치를 큰 폭으로 하회하면서 노동부 발표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그간 민간·정부 고용지표 발표 결과 추이가 상이했다는 점, 8월 고용지표는 상향된 계절조정을 받는다는 점, 집값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개선된 결과를 기대하는 관측도 적지 않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발표되는 미국 노동부 고용보고서 결과에 앞서 엇갈린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된 ADP 고용보고서에는 지난달 민간부문 신규 고용이 전월 대비 37만4000건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32만6000명) 대비 소폭 오른 수치지만,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60만여건)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ADP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 증가가 일어났지만, 델타 변이 확산세가 미국의 전반적인 고용시장 상황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고용지표는 일종의 경제 종합지표로도 읽힌다.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미국 내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67%)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소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고용이 뒷받침돼야 하고, 소비지표의 선행지표 격으로 움직이는 고용지표는 미국 주요 경제 지표 가운데 핵심으로 꼽힌다. 연준이 통화정책 목표로 완전고용을 명시하고 있는 이유이자, 테이퍼링 전제조건으로 완전고용을 내세우는 이유다.

이 때문에 ADP 민간고용이 쇼크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날 발표되는 정부 공식 고용지표도 부진할 경우 조기 테이퍼링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는 4000만명을 넘어섰다. 최근 확진자수 추이도 지난 한 주간 하루 평균 16만여명에 달했다.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도 덩달아 커지면서 지난달 콘퍼런스보드(CB) 소비자신뢰지수는 113.8로 집계돼, 지난 2월(95.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비농업 부문의 일자리가 75만건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변이 바이러스 확산 영향에 앞선 발표된 소비심리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고용지표 결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고용지표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먼저 최근 수개월동안 ADP의 민간고용과 미 노동부의 비농업부문 고용 간 상이한 결과가 자주 나타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바로 전 7월 집계에서도 ADP 민간부문 신규 고용은 33만건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68만3000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예상치(87만건)를 웃돈 94만3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ADP 지표가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의 선행지표로서의 민감도가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앞서 미 ADP-노동부 간 고용지표 결과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던 사례가 자주 출현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ADP 지표가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의 선행지표로서의 영향력이 축소된 것일 수 있는 만큼, '고용부진→연준의 테이퍼링 공식화 지연'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시기적 특성을 고려한 조정된 값이라는 데 있다. 미국의 1~3월에는 연말 소비 이후 기간제 근로자들의 해고가 증가하는 특성을, 7~8월에는 방학으로 교직원 일부의 계약이 만료되는 특성을 고려해 고용이 실제 한 명 늘어도 한 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계산한다. 8월 고용도 여름 학기 활성화로 인한 교직원 채용증가, 추가 실업수당 지급 중단 임박 등의 계절적 조정을 받아 호조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지표가 실제 부진하다고 해도,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기조가 누그러들지 않을 수 있다. 완화적 통화정잭이 집값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집값 관련 지표로 꼽히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지수의 경우 지난 6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급등했는데, 이는 1987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3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소비, 소비심리 경제지표는 이달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미국 주택가격은 이미 전년 대비 20% 가까이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는 것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변이 바이러스 영향으로 일부 지표가 부진할 수 있지만, 집값 급등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반감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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