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모셔라"···은행권, 자산관리 시장 쟁탈전
"슈퍼리치 모셔라"···은행권, 자산관리 시장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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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농협銀 등 자산가 대상 특화점포 늘려
판매 수수료 크고, 안정적 수신 규모 유지 장점
'TCE 본점센터' 내부 모습. (사진=우리은행)
'TCE 본점센터' 내부 모습. (사진=우리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시중은행들이 자산관리(WM) 시장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고액자산가 대상으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을 늘리는 한편, 자산관리뿐 아니라 세무·부동산 등 특화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의 핵심으로 자산관리가 꼽히는 만큼 고액자산가를 끌어오기 위한 전략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서울 강북 지역에 3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 특화점포인 '투체어익스클루시브(TCE, Two Chairs Exclusive) 본점센터'를 개점했다.

세무·부동산 분야의 전문가 포함 8명의 자산관리 전문 PB가 배치된 TCE본점센터에선 고객에게 원스톱 종합금융컨설팅뿐 아니라 기업 오너 자산관리, 가업 승계 컨설팅 등도 제공한다. 슈퍼리치를 위한 자산관리 허브인 셈이다.

우리은행이 자산가를 겨냥한 점포를 따로 마련한 것은 이번이 아홉 번째다. 지난해 10월 TCE강남센터를 개점하며 고액자산가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신호탄을 쐈다면, 이번 TCE본점센터를 추가로 마련하면서 초고액 자산가 전담 거점을 확대했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TCP 압구정, 이촌센터도 추가 개점해 지역별 자산관리 영업 거점 역할을 담당하는 TCP센터 역시 7개점으로 늘렸다. TCP센터는 금융자산 3억원 이상인 고액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특화점포다.

우리은행 외에 최근 하나·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도 고액자산가를 위한 특화점포를 늘리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6월 3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클럽원 한남'을 열었다. 2017년 8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후 4년여 만이다.

클럽원 한남은 하나은행의 '클럽원 한남 프라이빗뱅킹(PB)센터'와 하나금융투자의 '클럽원 한남 자산관리(WM)센터'를 결합한 복합점포인 만큼, 종합 자산관리와 하나금융투자의 다양한 투자 자문 서비스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현재 전국 26개소인 WM특화점포를 2025년까지 100개소로 확대하는 중장기 목표를 추진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압구정 등 4곳에서 스타PB센터(30억원 이상)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상담을 통해 고객의 투자성향·목적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PWM센터를 26곳에서 운영 중이다.

이들 은행은 저금리 시대로 예대마진으로 벌 수 있는 이익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자산관리를 새로운 활로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자산가들을 상대로 한 상품은 판매 수수료가 큰 데다 수신 규모 유지가 안정적인 만큼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은행들이 '슈퍼리치 유치'에 나서면서 비이자 수익은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2910억원의 WM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19% 증가한 1514억원을, 우리은행은 14% 늘어난 139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1520억원·6.7%↓)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비이자 수익이 일제히 늘었는데, 이는 은행권이 WM 사업부의 역량을 강화한 결과다.

은행권 관계자는 "초고액 자산가 유치는 비이자이익 증대를 이끌 핵심 과제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전사적 차원에서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고액자산가일수록 특화된 서비스를 요구하는 만큼 자산관리 센터도 대형화·전문화되고 있는데, 은행 입장에서는 이들을 잡기 위해 특화점포를 늘리거나 자산관리 외에 세무나 가업 승계 컨설팅 등 차별점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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