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탑승한 금융사, 어디까지 갈까?
'메타버스' 탑승한 금융사, 어디까지 갈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미나부터 전략까지 '메타버스' 열풍
'공간+서비스' 재구성해 MZ세대 공략
"점포기능 바뀌고 新결제 시스템 구축"
(사진=DGB금융)
(사진=DGB금융)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 대학생 김모씨(20살)는 소셜 플랫폼 제페토에 위치한 A은행 디지털 지점에 방문해 온라인 투자 상담을 받고, 오프라인 점포를 찾아 펀드상품에 투자했다. 또 가상 쇼핑센터에서 할인되는 B카드로 구찌상품을 구매하고 메타버스 전용 포인트를 받았다. 

메타버스 시대가 다가오면서 금융권도 본격적으로 메타버스에 탑승, 신사업 준비에 시동을 걸고 있다. 새로운 고객층인 MZ세대를 공략하고 미래 먹거리를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메타버스를 업무 곳곳에 도입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메타버스가 금융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메타버스, 메가 트렌드로···금융권, 업무·상품에 속속 도입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카드사 등은 사업 및 서비스에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외부 세계와 개인 일상에 AR·VR 기술을 적용한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메타버스의 시장가치는 지난 2019년 기준 50조원에서 2030년 170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메타버스 연계 프로젝트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사업전략에 MZ세대의 의견을 대폭 반영하기 위해 '역멘토링' 제도를 시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미래 트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 연계 사업이 추천됐다.

DGB금융그룹도 지난달 네이버Z에서 제작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그룹 계열사 CEO 6명이 참석한 그룹경영현안회의를 진행했다. 김태오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직접 자신의 캐릭터를 생성하고 메타버스 전용 맵에 접속했다. 향후 DGB금융은 회의, 시무식, 시상식 등 다양한 콘텐츠에도 메타버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증권사도 금융권 새 먹거리인 메타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메타버스 환경에 맞는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메타시티포럼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글로벌 주식시장에 상장된 메타버스 대표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최병근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초기 성장기에 진입한 메타버스는 향후 20년을 주도할 메가 트렌드"라며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을 사용해 메타버스 테마 유니버스를 구성한 뒤 관심도와 모멘텀을 결합한 전략을 통해 초과 수익을 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메타버스로 기존 점포도 대체 가능할까? 

기술이 발전해 가상 점포를 만들 수 있다면, 금융고객들은 더이상 오프라인 점포를 찾지 않게 될까?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기존 점포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점포의 기능이 다변화되고, 디지털 점포라는 개념이 새로 탄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구매·결제 같은 메타버스 금융 서비스도 확산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나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실버세대 상담과 AR·VR 체험환경 조성을 위해 복합 점포 구성을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점포에 체험 기능을 도입해 잠재적 가상세계에 익숙한 MZ 세대에게 메타버스 금융에 대한 '문화적 코드'를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신석영 연구원은 "메타버스 시대에는 금융업 중심의 온·오프라인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스마트폰 금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 명확한 경계가 있는데, 앞으로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메타버스로 경계가 사라지고 새로운 형태의 복합점포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가 금융서비스를 변화시키는 윤활유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예컨대 미래 복합점포에서는 비금융서비스인 부동산 중개서비스와 금융서비스인 대출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다. 또 가상 쇼핑센터에서 사용 가능한 신용카드가 발급되고, 이에 맞는 새로운 결제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다. 

KB경영연구소는 아예 제페토 내 디지털 지점을 설립하자고 제언했다. 은행이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에 똑같은 모습으로 옮겨지지는 않더라도, 가상공간에 재미 요소를 접목해 새로운 금융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 구축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메타버스·금융서비스를 접목시 관건은 '보안'과 '콘텐츠'다. 기술 수준은 이미 제페토 안에 디지털 지점을 설립하거나, 가상투자·금융교육·신입행원 면접 등에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했다.

이동훈 책임연구원은 "기술적으로는 당장이라도 제페토 안에 디지털 지점을 설립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다만 보안 문제, 콘텐츠 개발 업체 부재 등은 여전히 한계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