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50% 동결···불확실성 여전 '신중모드'
한은, 기준금리 1.50% 동결···불확실성 여전 '신중모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가 80% 동결 예상···소수의견 등장 시 10월 인하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한박자 쉬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미국의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 확산,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더한 한일 갈등 격화, 수출 부진,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단단히 얽혀있어 한은도 신중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시장은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금리인하 시그널을 읽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 침체의 대한 전망은 더 강해지고 있고, 하반기에도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어 연내 한 차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8일 한은 금통위는 올 해 여섯 번째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50%로 유지했다. 지난달 18일 한은이 시장 대부분의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한 가운데 이번달에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시장은 한은이 두 달 연속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다고 봤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8%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답했다. 한은이 두 번 연속 금리를 내리는 것은 국내 경제를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한은 안팎의 말이다. 최근 10년 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9년을 제외하곤 한은이 금리를 연달아 인하한 적은 없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 간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더 높아졌으며 협상 해결 기대가 크게 약화됐다"며 "이를 감안할 때 기업들의 투자심리나 실물 경기 회복이 빠르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한국 경기 또한 개선 기대가 낮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연 2.2%)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7월 금리인하 효과를 좀더 지켜 볼 필요성도 대두된다. 

경기부양 기대감을 높여야 하지만 이달 추가인하를 결정하면 통화정책 여력에 힘이 빠진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기준금리 역대 최저치가 1.25%임을 생각하면 이제 0.25%p밖에 인하 여력이 남지 않게 된다. 선제적이고 큰 보폭의 금리인하에도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금융불균형과 같은 부작용만 되레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인하 소수의견은 존재할 것이란 의견이 대다수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4분기(10~11월) 중 한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국내외 경기침체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 정부가 '초슈퍼 예산안'을 편성한 가운데 한은도 금리를 내려 폴리시믹스로 화답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일 갈등 관련 경제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미국이 이달 초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미중 무역전쟁도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은 이달(1∼20일) 들어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부진을 지속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0%대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은으로서는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나타내 시장에 대비하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은의 의중을 감지하기 위해선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금통위가 국내경제에 대해 어떤 진단을 내리고, 이주열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의견을 피력할 지 주목해야 한다. 이달 이후 연내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10월 17일, 11월 29일 등 두차례 남았다.

일부에서는 한은이 올해 4분기 금리인하에 이어 내년 1분기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올해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하되면 역대 최저치 기준금리 시대를 다시한번 맞게되고 여기에 내년 초 추가 인하까지 단행되면 그간 한 번도 기록해본 적 없는 1.00% 금리시대를 열게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