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카카오뱅크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지만, 3분기만 놓고 봤을 때 가계대출 규제 여파에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그나마 플랫폼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이 성장하며 이자수익 감소분을 일정 부분 메웠다.
카카오뱅크는 4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플랫폼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개업사업자대출 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751억원으로 전년 동기(3556억원) 대비 5.5%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누적 기준 이자수익은 1조492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392억원) 대비 3.1% 감소했다. 7월부터 본격 도입된 3단계 스트레스 DSR과 6.27가계대출 규제 강화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자수익이 감소했지만, 그간 플랫폼 비즈니스와 자금운용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한 시도가 순이익을 방어한 모습이다. 동 기간 비이자수익은 8352억원으로 작년 동기(6591억원)와 비교해 26.7% 증가했다.
비중도 늘어난 양상이다. 카카오뱅크의 비아지수익은 전체 영업수익(2조3273억원)의 36%를 차지해 전년 동기(30%)보다 6%p 확대됐다.
플랫폼 및 수수료수익은 2312억원으로 전년 동기(2209억원) 대비 4.7% 증가했다. 3분기 내 '광고 보고 현금 받기', '돈 버는 재미' 등 신규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고객 기반을 넓히면서 광고수익이 작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다.
특히 자금운용 수익이 늘어난 점이 크게 작용했다. 누적 기준 투자금융자산 수익이 5631억원으로 작년 동기(3961억원) 대비 42.2% 증가했다. 운용규모를 확대하면서 대체투자 등 투자상품 다변화를 통해 손익을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비이자수익이 순이익을 끌어올리면서, 카카오뱅크는 향후에도 플랫폼 향상에 주력할 방침이다. 작년 출시한 펀드서비스는 올해 8월까지 상품 라인업을 45개까지 확보했고,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 고객이 투자한 펀드·MMF 잔고는 3분기 말 기준 1조원을 상회했다. 투자서비스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국·내외 해외 주식거래, 공모주 청약 정보 서비스 등 상품군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3분기만 놓고 보면 순이익은 작년보다 줄었다.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11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242억원) 대비 12.8% 감소했다. 순이자마진(NIM)도 1.81%로 전년(2.15%)과 비교해 0.34%p 줄었다.
인건비와 광고비가 증가하면서 판매관리비 늘어난 점도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기준 판관비는 1390억원으로 작년 동기(1188억원) 보다 17% 늘었다. 이 중 광고선전비가 760억원으로 전년(350억원) 보다 116.3%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신규 서비스를 늘리고 이에 따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일시적인 광고 비용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지난 7월부터 본격 도입된 가계대출 규제가 3분기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체 수익 중 가계대출 비중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비이자순익이 이를 상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인터넷뱅크는 현행법상 대기업 대출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당분간 지속되기 때문에 연내 이자수익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개인사업자대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10월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출시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인사업자 영역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개인사업자대출이 기여했다"며 "10월 개인사업자담보대출 출시 등으로 4분기 성장률은 2~3분기의 1.0~1.2%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자금 취급도 수익성을 지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월 7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 모기지 상품인 '아낌e-보금자리론'을 출시한 바 있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6.27 규제 등으로 8월 가계 대출 성장은 미미했으나 9월부터는 보금자리론을 포함한 여신 수익이 개선됐다"며 "4분기에는 보금자리 상품 대출 실행이 본격화돼 잔액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을 통한 이자수익이 감소했음에도 비이자수익의 성장을 통해 3분기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갔다"며 "개인사업자대출 확대로 내년 총 여신성장률은 올해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며, 비이자수익을 위해 새로운 수익원을 지속 발굴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