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서울 1층에 위치한 스타필드 애비뉴 입구. (사진=박소다 기자)
그랑서울 1층에 위치한 스타필드 애비뉴 입구.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서울 종각역 1번 출구를 나오자,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그랑서울 건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고급 스테이크 하우스와 트렌디한 카페, 그리고 한식과 디저트 매장들이었다.

지하 1층은 기존처럼 점심 유동 인구를 겨냥한 음식점이 자리했고, 1층에는 과거 피맛골 음식점의 메뉴들을 떠올리게 하는 레스토랑들이 눈에 띄었다. 2층은 식사와 업무가 공존하는 '소셜 다이닝 라운지' 콘셉트로, 식사 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4층은 프리미엄 다이닝 존으로, 회식과 모임 수요를 흡수할 수 있어 보였다.

현장을 찾은 직장인 A씨는 "리뉴얼 이후 동선이 넓어지고 매장 간 간격도 여유로워져 자주 찾게 된다"며 "점심 식사부터 디저트, 음료, 저녁 식사까지 선택 폭이 넓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교외 대형 복합몰 중심이던 스타필드가 서울 도심 핵심 상권에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강조한 '상권 맞춤형 출점 전략'의 진화로 평가된다.

스타필드 애비뉴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한다. 회사는 이미 도심 상업시설 운영 경험을 쌓아왔다. 대표 사례가 강남 테헤란로 '더 샵스 앳 센터필드'다. 이곳은 식음료(F&B)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중심의 프리미엄몰로, 상품 구성(MD)과 운영을 신세계프라퍼티가 직접 맡았다.

스타필드 애비뉴 지하 1층 전경. (사진=박소다 기자)
스타필드 애비뉴 지하 1층 전경. (사진=박소다 기자)

이번 스타필드 애비뉴는 약 1900평 규모로, 42개 브랜드가 입점하며 약 90%가 F&B 브랜드다. 특히 미쉐린 2스타 출신 셰프 이종욱의 스테이크 하우스 '마치', 퓨전 한식 '암소서울', 정통 중식 '루원 by 락희안' 등 하이엔드 다이닝이 자리하고, 글로벌 및 기존 백화점에 선보였던 디저트 가게와 카페들이 들어섰다.

스타필드 브랜드는 2016년 하남점을 시작으로 코엑스, 고양, 수원 등 교외 대형 복합몰 중심으로 확장해 왔다. 이후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시티(소형 복합몰), 스타필드 마켓(체험형 그로서리), 스타필드 빌리지(근린형 라이프스타일몰) 등 파생 브랜드를 통해 상권과 소비자 특성에 맞춘 출점 전략을 다양화했다.

스타필드의 핵심 전략은 '하루 종일 머무르도록 하는 체류형 공간'이다. 쇼핑뿐 아니라 스포츠, 레저, 문화 콘텐츠를 한 공간에서 경험하게 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로, 지난해 매출액 3701억원, 영업이익 7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4.9%, 383% 성장하며 스타필드 중심의 체류형 리테일 전략이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스타필드는 앞으로 전국 주요 도시 중심 상권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11월 파주 운정에 '스타필드 빌리지' 1호점이 문을 열 예정이며, 2028년에는 돔구장·호텔·쇼핑몰을 결합한 '스타필드 청라', 2030년에는 휴양·레저까지 결합한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도 선보인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고객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짐에 따라 입지별로 차별화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스타필드는 앞으로도 공간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리테일을 지향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은 백화점과 쇼핑몰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리테일 실험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경기도 수원 등 일부 지역에서 '타임빌라스'를 선보이며 쇼룸과 팝업스토어를 결합한 체험형 복합몰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백화점도 도심형 큐레이션 콘텐츠를 강화하는 추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1인 가구 증가와 구도심 재개발 등 사회적 흐름에 맞춘 도심형 소규모 리테일이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며 "스타필드 애비뉴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신세계가 실험하는 도심형 리테일 모델로 평가되며, 향후 지방 구도심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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