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약 한달 만에 1400원을 재돌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간 금리 인하에 대한 의견이 갈리면서다.

특히 파월 의장이 '증시 버블' 논란을 점화시키며 시장내 위험선호심리가 위축, 달러 강세를 주도했다. 여기에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 주요국 통화들의 약세 등도 달러 강세를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5.5원 오른 달러당 1403.0원에 개장했다. 

전날 야간장에서 환율은 장중 1405.5원까지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8월 1일(1407.4원, 고가) 이후 최고치다.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8월 22일(1400.5원, 고가) 이후 약 한달 만이다.

환율이 급등한 배경은 다소 복합적이다. 먼저 전날(현지시간)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연방은행(연은) 총재는 추가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고용 둔화는 완만한 수준에 그쳤으며, 미 경제가 급격한 둔화세에 접어든 것도 아니다"며 "반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제 하에 과도하게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관세발 인플레이션 압력은 일회성에 그칠 수 있으며, 지금은 노동 시장 둔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진단한 것과 정반대 의견이다. 

앞서 연준은 연내 2회 금리인하를 시사했지만, 연준 내 금리인하를 둘러싼 이견이 크다는 점이 부상하며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실제 전날 96.8pt선에서 등락했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97.5pt 수준까지 급등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주식 가격은 상당히 고평가되고 있다"고 지적, 최근 불거진 증시 버블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에 전날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하는 등 위험선호심리가 위축됐단 평가다.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도 영향을 미쳤다. 전날 미 상무부는 8월 신규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20.5%나 급증하며, 202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늘어난 주택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건설업계에서 공격적 가격 인하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낙관적 기대감이 반영되며 전날 4.10%선을 횡보하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144%선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주요국 통화 약세도 영향을 미쳤다. 전날 공개된 독일의 9월 IFO 기업환경지수가 87.7로 예상치(89.3)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18달러 수준을 유지했던 유로·달러 환율은 현재 1.174달러까지 급락했다. 

여기에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가 소비지출이 억제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금리가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파운드·달러 환율이 1.345달러 까지 절하됐다. 일본 엔화의 경우 총리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의 통화완화적 스탠스에 달러당 148.7엔 수준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연준 위원 발언에 대한 시장의 매파적 인식이 달러에 강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파월 의장의 증시 과열 발언은 위험회피심리를 자극, 원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교착상태인 한미 관세협상 역시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재료"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오늘 환율은 당국 개입경계에도 불구, 숏포지션 청산에 따른 상방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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