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제약·헬스케어 기업들이 주거, 돌봄, 건강관리를 아우르는 시니어 산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고령층 맞춤형 솔루션 개발부터 프리미엄 요양시설, 케어푸드, AI 기반 헬스케어까지 분야도 다양해지며, 초고령사회를 앞둔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19.5%를 차지했으며, 내년엔 20%를 넘어서 본격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 실버산업 시장이 2020년 73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국내 제약·헬스케어 기업들은 요양·주거 시설 개발에 부동산 역량을 접목하고 있다.
HLB글로벌은 AI 전문 기업 '셀바스AI', 단국대학교 기술지주회사인 '단국상의원'과 함께 시니어 헬스케어 통합 솔루션 개발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헬스케어 기술과 돌봄 서비스를 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국내외 시장 확장을 모색하는 전략적 협력의 일환이다.
단국상의원은 시니어 행동 및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자사 요양원 브랜드인 '휴앤락요양원' 및 '휴앤락스카이캠퍼스'에 적용해 실증 작업에 나선다. 셀바스AI는 생체신호 기반 의료기기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AI 소프트웨어 및 기기 개발을 지원한다. HLB글로벌은 일본 시니어 헬스케어 전문기업 'ACA NEXT'와 협력해 현지 테스트와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글로벌 유통 및 마케팅 전략을 총괄한다.
GC녹십자그룹은 계열사 헥톤프로젝트와 GC케어를 통해 시니어 돌봄 플랫폼 '또 하나의 가족'을 리뉴얼 출시했다. UI·UX 개편과 함께 복지 용구 지원금, 요양 등급 등 맞춤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프로필 기반 시스템과 자동 계산 기능이 새롭게 도입됐다.
또 어르신의 상태에 따라 최적의 복지 용구를 추천하는 '바로 찾아드림' 기능과 요양 관련 커뮤니티 '요양 톡톡' 등 신규 서비스도 추가됐다.
종근당 계열사 종근당산업은 서울 강동의 '벨포레스트', 경기 성남의 '헤리티지너싱홈' 등 프리미엄 노인요양시설을 운영 중이다. 특히 후자는 대형 병원과 연계해 응급 상황 대응 체계를 갖췄다.
차바이오텍의 자회사 차헬스케어는 차움 및 포스코이앤씨와 함께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차움의 건강검진 및 안티에이징 프로그램과 연계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 역시 시니어 관련 부동산 기반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계열사 대웅개발을 통해 관련 사업성을 분석 중이며,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 식품까지 확장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고령층의 영양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리미엄 완전균형 영양식 '한미 케어미'를 출시한다. 한미 케어미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 3대 영양소와 함께 24종 비타민·미네랄, 100억 셀 이상의 유산균 사균체를 함유했으며, 소화와 흡수를 고려해 설계됐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국내 60대 이상 고령층은 단백질 섭취가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며, 이는 근육 유지와 체력 회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이유로 간편하게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대체식 섭취'가 시니어 건강관리의 새로운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단순한 영양 보충을 넘어, 시니어의 삶의 질을 높이는 케어푸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의약품을 넘어 주거, 돌봄, 식품 등 시니어 맞춤형 융복합 사업이 수익성과 임상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제약사들이 시니어를 위한 주거, 돌봄, 건강관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기존의 의약품 중심 구조에 부동산 개발과 기술력을 접목한 융합형 모델은 수익 창출은 물론 고령층 대상의 실질적인 데이터 확보에도 유리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