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올해 초복(初伏)은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 고물가가 겹친 가운데 유통업계에 '함박웃음'을 안겼다.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 삼계탕용 닭고기와 간편 보양식이 불티나게 팔리며 대형마트와 편의점 모두 이례적인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초복 직전인 7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국내산 무항생제 두 마리 영계'(500g×2입)를 3580원이라는 가격에 11만 봉, 총 22만 마리를 판매하며 조기 완판했다. 2580원에 판매한 '한마리 영계' 18만 마리도 모두 팔렸다.
이 기간 이마트의 닭고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고, 간편식 삼계탕은 무려 440%나 늘었다. 전복(80%)과 과일(30%)도 수요가 증가하며 전체 초복 행사 매출은 작년보다 약 22% 올랐다.
홈플러스는 썸머 슈퍼세일 '홈플런 NOW'를 통해 생닭을 3663원에, '당당 3990옛날통닭'을 3990원에 판매하며 '오픈런' 행렬을 이끌었다. 생닭 매출은 455% 급증했고 치킨류 매출도 점포에 따라 최대 81%까지 증가했다. 이와 함께 여름 과일 수박(142%), 체리(245%), 키위(102%)의 매출도 급증했다.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7%, 온라인 기준으로는 61% 증가했다. 1시간 내 배송 서비스 '매직나우' 신규 고객은 225% 늘었고, 멤버십 가입자는 4일간 3만 명을 넘었다.
롯데마트도 초복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1590원에 준비한 하림 냉동 영계(370g) 1만2000 마리가 판매됐고, 축산·과일·간편 보양식 전반에서 매출이 20% 증가했다. 간편식 삼계탕 매출은 2배 이상 늘었으며, 전반적인 초복 효과로 전체 매출은 약 5% 상승했다.
편의점도 보양식 수요 증가의 수혜를 받았다. GS25의 즉석치킨 브랜드 '치킨25'는 매출이 작년보다 84.5% 급증했고, 삼계탕 간편식은 77.4%, 수박은 198.2% 증가했다. CU는 초복 관련 전체 상품 매출이 26% 늘었으며, 그 중 즉석조리 식품은 52%, 장어덮밥 등 간편식 35%, 닭가슴살류 27%, 면류 28%, 삼계탕 21% 증가를 보였다. 세븐일레븐도 삼계탕 간편식은 30%, 과일과 냉동 정육은 각각 20%, 15% 늘었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초복 특수의 배경으로 고물가에 따른 외식 기피와 1~2인 가구의 증가, 폭염 속 간편식 수요 확대를 꼽는다.
한편, 전통시장에서 영계와 찹쌀, 마늘 등을 사서 직접 조리해 먹는 비용은 평균 9000원으로, 이는 5년 전보다 35% 오른 수준이다. 닭고기 가격은 폭염에 따른 폐사와 수요 급증이 겹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