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앞둔 유럽연합(EU)이 탄소 규제, 정책 강화, 시설 투자를 앞세워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네시스의 유럽 판매망 확대는 규제 대응뿐 아니라 전환기 주도권 확보를 노린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EU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목표로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산업 전반의 전기차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액션플랜)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 정책에는 기업용 차량의 전기차 전환, 전기차 세제 혜택 권고, 충전 시설 확충 등 수요 기반 확대 방안이 담겼다.
여기에 EU 핵심국이자 유럽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독일이 연방 보조금 재도입 가능성을 거론하며 액션플랜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지난해 예산 부족과 법적 제동으로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던 독일은, 현재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과 사회민주당·녹색당 간 연정을 통해 보조금 복원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보조금 복원이 현실화되면 EU 전기차 전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유럽 자동차 시장이 구조 전반에서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은 제네시스가 전기차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제네시스는 최근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 등 4개국 추가 진출을 선언하며 입지 강화에 나섰다. 투입 모델은 GV60, GV70·G80 전동화 모델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진출국인 독일·영국·스위스에 더해 판매망이 7개국으로 확대되면서 벤츠 등 전통 강자와의 경쟁 구도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네시스는 이를 뒷받침할 제품 전략 강화 및 기술 고도화에도 나선 상태다. 고성능 전기차 라인업 마그마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며, 1회 충전 주행 거리 향상을 목표로 한 신규 플랫폼 개발도 추진 중이다. 특히 신규 플랫폼은 부품 배치와 구동계 균형을 최적화해 무게 배분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접지력을 높이기 위한 전·후 타이어 차등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향후에는 후륜 중심의 고성능 구동모터와 함께, 전 차종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토크 벡터링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민첩성 향상을 통해 주행 역동성과 감성 품질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U는 유로7 등 배출 가스 규제 강화 정책도 시행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현지 전기차 시장은 올해 350만대를 시작으로 2030년 680만대 수준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네시스가 전기차 수요 확대 전망에 맞춰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면, 현지 시장에서 충분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