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한강을 사이에 두고 서울 이남과 이북지역의 아파트값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올해 4월 한강 이남지역의 서초·강남구가 전년 동기 대비 평당 1000만원 이상 급등하며 압도적 가격차를 나타냈다.
이남지역의 매매가 상승은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 다주택자 중과세, 공급 희소성 등이 맞물리며 고가주택 밀집지 위주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됐고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2/13~3/23)가 단기간 집값 상승폭을 자극하는 기폭제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부동산R114가 서울 한강 이남·이북지역의 아파트 월 평균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월 한강 이남지역 11개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5334만원으로 한강 이북 14개구 평당가(3326만원)보다 2008만원 높았다. 이는 부동산R114가 2000년부터 아파트 매매가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래 월간 기준 최대 격차다.
지난해 같은 기간(2024년 4월)과 비교해 1년 동안 강북권역이 7.4%(3097만원→3326만원) 상승할 때 강남권은 12.7%(4735만원→5334만원) 올라 가격 상승 압력이 컸던 점이 편차를 키운 것으로 확인된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한강 이남지역은 전년 동기 대비 서초구가 3.3㎡당 평균 1094만원, 강남구 1011만원, 송파구 891만원 뛰며 매매가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강남구는 압구정동, 송파구는 잠실·신천동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단지와 준공 10년 미만의 준신축아파트 위주로 선별 매수되며 가격 오름폭이 컸다.
한강 이북지역은 한강벨트에 위치한 △성동구(537만원) △용산구(478만원) △광진구(463만원) △마포구(454만원) 순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다. '트리마제(성동구)', '나인원한남(용산구)', '워커힐(광진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포구)' 등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성 단지가 시세 상승을 주도했고 이들 단지는 4~5월에도 계속해서 거래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강변 인접단지의 매매가 오름세가 가속화될 수록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속도가 더딘 도봉, 강북 등 외곽지역과 가격 편차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지정(3월24일)된 이후 강남3구 등 서울 핵심지 아파트는 실거주 요건이 강화돼 매입 문턱이 높아지며 거래가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하지만 희소성과 상징성, 미래가치를 바탕으로 자본력을 갖춘 수요층이 뒷받침되며 서초와 강남구는 허가구역 재지정 이후에도 상승 거래 비중이 확대되는 등 아파트값 강세가 지속 중이다. 아울러 강동, 성동, 광진, 마포구 등 한강변 프리미엄을 지닌 지역도 대체 투자지로 관심을 받으며 가격 상승 기대감이 번질 가능성이 높다.
한강 이남, 이북지역간 아파트값은 최근 2년간(2023년 4월~2025년 4월) 가격 편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한강 이남, 이북지역 생활권 중에서도 강남3구와 마주하는 한강벨트 라인 위주로 가격 상승 여력이 커 집 값 격차가 벌어지는 속도 또한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양극화가 고착화되면 특정 지역으로 수요와 자본이 쏠려 주택시장 불안정과 자산 불균형이 심화된다"며 "서울 핵심지의 수요 집중과 집값 과열 신호를 주시하며 양극화 완화를 위한 정교한 대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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