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활동 중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사진=더불어민주당)

[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서 '그린 철강' 산업 육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포항을 비롯한 철강 산업 기반 지역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중점 추진 중인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면서 철강업계는 물론 지역사회까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7일 정치권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최근 대구·경북 유세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로 한국 철강 산업의 미래를 열겠다"며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의 개발 및 조기 상용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는 철강 생산 공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는 차세대 친환경 제철 기술이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그린 철강 산업 육성 공약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대선용 장밋빛 청사진"이라며 "지역민의 기대감을 자극하는 정치적 수사일 뿐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비판했다.

반면 산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친환경 기술 전환에 의지를 보인 것은 고무적"이라며 "특히 수소 환원 제철은 탄소중립 대응의 핵심 기술이자 철강 생존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실적 한계도 지적했다. 수소 환원 제철은 아직 기술 완성도가 낮은 초기 단계이며, 상용화까지 최소 10년 이상의 개발 기간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없다면 기업 혼자선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자본과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정책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스코 파이넥스 3공장 (사진=포스코)
포스코 파이넥스 3공장 (사진=포스코)

실제 국내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의 선두 주자는 포스코다. 수소 기반 제철 기술 '하이렉스(HyREX)' 개발을 추진해온 포스코는, 최근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와 정부 지원 논의가 맞물리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기술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철강사들은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 기반의 '하이큐브(Hy-Cube)' 기술을 통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40% 이상 줄인 철강재 생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동국제강, 세아특수강 등도 전기로 전환 및 친환경 제품 비중 확대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기술 개발 외에도 인프라 확충, 수소 공급망 구축, 지역사회와의 협의 등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 환원 제철은 단순히 설비만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에너지 체계 전환이 동반되는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라며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지자체의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에 입을 모은다. 특히 수소 유통망 구축, 에너지 세제 개편,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등 국가 에너지 정책과의 연계 없이는 철강 산업의 탄소 중립 전환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부생가스를 활용한 자가발전이 가능했지만, 수소 기반 전환 시 외부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 차원의 로드맵과 종합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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