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은행)
우리금융그룹 전경 (사진=우리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진통 끝에 동양·ABL생명을 품에 안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성공했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이어 숙원사업인 생명보험사를 인수해 명실상부한 금융그룹으로서의 완성체를 이루게 됨으로써 KB국민, 신한, 하나 등 은행 중심의 타 금융그룹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일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 8개월여 만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대규모 부당대출 등 내부통제가 미흡했던 우리금융에 대해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3등급으로 하향조정, 지난 2월 이같은 내용을 우리금융에 통보했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편입 조건인 '경영평가 2등급'을 맞추지 못했지만 이후 내부통제 개선 계획을 제출했고, 금융위는 해당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자회사 편입 요건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금융위는 "우리금융지주는 검사 결과 조치 요구사항에 대한 개선조치를 대부분 완료했다"며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 등이 차질 없이 이행되는 경우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 하향 요인 시정 등으로 종합등급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위는 승인 부대조건으로 우리금융이 제출한 내부통제개선 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고, 오는 2027년 말까지 이행실태를 반기별로 금감원에 보고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보고 내용을 점검해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

만약 우리금융이 내부통제개선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에 더해 주식처분 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에 성공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기반으로 실적 상승세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은행 순이익 비중이 90%로 상당히 높은 탓에 포트폴리오가 빈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리은행 실적이 꺾이면 전체 그룹 실적이 하락하는 구조라, 이를 방어해줄 비은행 계열사 인수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날 우리금융은 자회사 편입 승인 관련 입장문을 내고 "강력한 내부통제와 안정적인 자본관리를 바탕으로 동양·ABL생명을 건전하고 혁신적인 보험사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며 "수립한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회사 손익구조와 영업기반을 한층 더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실행계획으로 재정비해 내실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의 그룹 편입 준비작업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오는 7월 초 동양·ABL생명 주주총회를 개최,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동양·ABL생명의 전반적인 △규정체계 △재무·회계 △리스크관리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전산시스템 등에 우리금융의 경영관리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자회사 편입 즉시 두 보험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그룹 회장 주재 소통프로그램을 진행, 기업문화 혁신의지와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매도인과 협력 부분 및 세부일정 등을 지속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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