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케이지모빌리티(KGM)가 10년 만에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경영 정상화를 넘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KG그룹 가족사 편입 이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해온 곽재선 KGM 회장의 공격적 글로벌 신시장 개척 및 현장 밀착 경영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KGM은 지난 한 해 동안 총 6만2378대를 수출하며, 2014년(7만2011대) 이후 10년 만에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KG그룹 편입 직후인 2022년 4만5294대 대비 38%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신시장 개척을 우선 과제로 삼은 곽 회장이 직접 해외 각국의 현장을 찾아 해당국의 딜러와 수출 전략, 마케팅 협력 방안, 신제품 개발 계획 등을 적극 논의한 결과다.
곽 회장의 이 같은 현장 중심 행보는 실제 수출 주력 차종 판매 급증으로 이어졌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는 2022년 680대에서 2024년 1만960대로 1511% 증가했고, 중형 전기 SUV 토레스 이브이엑스(EVX)도 2022년 687대에서 7808대로 1037% 늘었다.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 역시 8322대에서 1만155대로 34% 증가하며 수출 호조에 기여했다.
수출 주력 차종 판매 호조는 동유럽·독립국가연합(CIS), 중동·아프리카, 서유럽 등 신흥 및 주요 시장 입지 강화로 이어졌다. 세부적으로 동유럽·CIS 수출은 2022년 1만2585대에서 2024년 1만9206대로 5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1358대에서 1만1121대로 155.8% 늘어난 튀르기예가 실적을 견인했다.
중동·아프리카 수출은 2022년 4722대에서 2024년 1만5700대로 232.4% 급증했다. 이집트, 이스라엘 등 주요 시장에서 토레스와 렉스턴 스포츠 칸 판매가 확대된 영향이다. 서유럽의 경우 1만1100대에서 1만5268대로 37.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이 2440대에서 5697대로 133.4%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고, 영국도 2848대에서 4127대로 45% 늘며 힘을 보탰다.
KGM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올해 수출 목표는 전년보다 3만대가량 많은 9만대 이상으로 설정했다. 이 경우 수출 비중은 11%포인트 오른 68%로 확대될 전망이다.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해 KGM은 △무쏘 이브이(EV), 토레스·액티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 △두바이 사무소 설립 △현지 딜러·디스트리뷰터 신규 발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품조립(KD) 사업 확장에도 힘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SNAM(Saudi National Automobiles Manufacturing Company) 공장으로 올해 8000대, 2026년 1만5000대 생산·판매 체제를 구축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렉스턴 롤링 섀시를 활용한 군용차량 조립사업에 따라 올해 2500대를 출고하고, 점진적 물량 확대를 추진한다.
페루에서는 관급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국방부 산하 조병창과 협력해 렉스턴 스포츠 칸을 현지 조립 후 관공서에 공급(2000대)하고, 엠뷸런스 특장 모델 개발을 통해 추가 수요 확보에도 나선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신시장 개척을 위한 현지 조립 사업을 준비한다. 동유럽·아시아·남미에서는 KD 신시장 개척과 특수시장 다각화 전략을 병행한다.
곽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신시장 개척과 현장 중심 경영을 더욱 강화해 조기 경영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조직 체질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다시는 과거의 실패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각오로 경영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키우고,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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