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퓨리오사AI NPU칩을 들어보이고 있다(왼쪽).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설치된 전태일 동상 옆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14일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퓨리오사AI NPU칩을 들어보이고 있다(왼쪽).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설치된 전태일 동상 옆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윤석열(65)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6월 3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게 되면서 차기 대권 주자들이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이를 수습할 수 있는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내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권 레이스 이후 가장 먼저 경제계와 접촉한 대선 후보는 김문수(74)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15일 손경식(86)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과 차담회를 가졌다. 

김 전 장관이 경총을 찾은 것은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 장관 자격으로 방문한 후 7개월만이다. 당시 김 전 장관은 "'쉬었음' 청년이 많다는데 큰 문제인식을 갖고 있으며 청년 선호 일자리를 늘리는데 노사정 모두 우선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노사정은 근본 이익이 일치하는 관계로 서로 협력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 및 노사관계 모두에서 경총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김 전 장관은 같은 해 11월 류진(67)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과도 만났다. 당시 김 전 장관은 "노사법치를 토대로 노동시장에 활력을 더하고 노동약자를 보호하는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서, 청년과 미래세대를 위한 노동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공감할 수 있는 노동개혁을 위해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책임있는 노사 주체들과 더 자주 소통하겠다. 한국경제인협회에서도 기업들이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애써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재명(61)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10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행보로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퓨리오사AI를 방문해 R&D 투자와 인재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AI산업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공약을 밝히기도 했다. 

또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이재용(57) 삼성전자 회장과 서울 강남구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에서 만나 청년 취업 지원에 대한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이 회장에게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난해 11월에는 주요 당직자들과 경총을 방문해 손경식 경총 회장을 포함한 회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손경식 회장은 이 전 대표에게 "우리 노동시장에 누적된 비효율적인 규제들이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투자를 제약하고 있다"고 말하며 노동시장 규제 개선에 대한 경영계 건의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아직 대선 레이스가 초기 단계지만, 각 정당별 출마자가 정해지면 본격적인 경제계 스킨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경제 대통령'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이를 의식한 선거운동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여기에 그동안 경제 관련 법안을 두고 여야 갈등이 치열했던 만큼 이를 의식한 행보도 이어질 수 있다. 

그동안 상법 개정안이나 노란봉투법, 반도체 특별법 등 범야권이 그동안 추진한 법안이 반(反)기업 행보를 보인다는 인식이 컸던 만큼 이재명 전 대표는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친기업·성장 우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접어들면 경제계와 접촉을 확대하며 친기업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김문수 전 장관은 고용노동부 장관이라는 이력답게 노사관계 개선과 노동시장 개혁 등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 전 장관은 핵심 정책 공약으로 사회 취약층을 위한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국민의힘도 이에 부합해 14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주 4.5일 근무제 도입과 주 52시간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권영세(66)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주 5일제와 주 52시간 근로규제는 시대의 흐름과 산업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인 제도로 유연한 근로문화 구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경선을 거쳐 오는 27일 대선 후보를 최종 확정한다. 현재 이재명 후보 외에 김동연(68) 경기도지사와 김경수(58) 전 경남도지사가 경선에 참여한다. 국민의힘은 김문수 전 장관 외에 홍준표(71) 전 대구시장, 한동훈(52) 전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63) 국민의힘 의원 등이 출마한다. 국민의힘도 당내 경선을 거쳐 4월말이나 5월 초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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