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기존 무역협정을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6일 백악관에 따르면 USTR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 제출한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 보고서 요약본에서 미국이 체결한 기존 무역협정의 재협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USTR은 "무역 조건이 미국의 이익과 부합하도록 하면서 무역 불균형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기존 무역협정들을 현대화할 여지가 상당하다"고 조언했다. '현대화'가 필요한 분야로는 △미국 수출 업체에 대한 관세율 인하 △외국 규제 체제의 투명성 및 예측 가능성 개선 △미국 농산물에 대한 시장 접근성 개선 △원산지 규정 강화 등이다.
해당 문서에 한미 FTA가 직접 거론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25% 관세율을 부과한 점에 미뤄볼 때 한미 FTA 재협상 여지도 남은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관세율 25%는 주요국 가운데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우리 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우리나라에 한미 FTA를 딱 찍어서 얘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한미 FTA 재협상 수순 수준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만약 재협상이 이뤄진다면 전면 재협상보다는 기존 FTA 내 새로운 조항을 넣거나 부속서한을 작성하는 등의 방식이 될 수 있다. USTR은 지난 1일 공개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에서 한국과 관련해 디지털 무역, 정부 조달, 농산물 시장 접근, 서비스, 약가 등 분야에서 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