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등 대형 이벤트들의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자국보호주의 등에 따른 무역 불확실성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도 하락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나마 단기적으로 흔들림이 이어지면서 조정장이 마무리 되는 국면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7~11일) 코스피 밴드로 2360~2600p를 제시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3월31일~4월 4일) 코스피 지수는 전 주말(2557.98) 대비 92.56p(3.61%) 내린 2465.42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공매도 재개와 미국의 관세 부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 등 큼지막한 불확실성 해소를 거치면서 하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5조85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조2332억원, 2조78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의 급락을 방어했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관세 부과율을 발표한 이후 물가상승 등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나스닥 지수가 전 주말 대비 10.0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9.08% 급락했다. 다우존스산업지수도 7.86%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미국 관세 부과를 선반영하면서 상대적으로 잘 버틴 셈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에도 코스피 지수는 장중 낙폭을 회복하는 등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이었다"며 "2024년부터 트럼프 리스크를 일부 먼저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무역 불확실성 증대 부담으로 국내 증시에서 하락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등 주요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맞불 조치에 나서면서 자유무역 기조가 무너지고 세계 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똑같이 34% 추가 보복관세를 부과했고,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통제도 즉각 시행했다. 유럽연합(EU)도 미국에서 수입하는 280억달러어치에 대한 추가 관세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 공개될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도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의 수입관세율이 대공황 이전 스무트-홀리 법안으로 인한 관세율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투심 약화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며 "고관세 등 보호무역주의가 다른 지역/국가들로 전파될 경우 한국 수출이 경기소비재들을 중심으로 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단기 흔들림은 있겠지만 시장은 점차 안정화를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황준호 연구원은 "트럼프 상호 관세로 인한 투심 약화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어느 정도 국가별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조정장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리스크가 경기 불안과 원화 약세 압력 확대를 동시에 높여놨다. 정치적 리스크 완화로 1480원대에 달했던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까지 하락안정 됐고, 추가 금리 인하 단행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정치적 국면 전환, 경기 회복 기대가 되살아나는 가운데 금리인하까지 가세하면서 소비심리, 투자심리 회복에 힘이 실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술적인 분석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 코스피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83배, 선행 PBR 0.78배로 2024년 하반기 저점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2430선에서 지지력을 확보할 경우 27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연기금 순매수 기조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매도로 인한 코스피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연기금 순매수가 지속되는 한 방향성은 우상향으로 지속될 전망"이라며 "원/달러 환율 정점 통과와 함께 중국 경기, 한국 수출/기업 이익 개선이 확인되면서 외국인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 연기금 순매수 속에 외국인 수급 개선은 코스피 레벨업, 반등 탄력 강화 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시장이 안정을 찾을 동안 외부변수가 시장과 업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해석하고, 소외된 가치주에서 투자의 알파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우리나라는 향후 무역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농축산물과 에너지 수입, 조선업과의 협력 등을 통해 무역적자를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조선/LNG/방산 등 미국 정책에 부합하는 업종이 우리 시장의 명확한 대안이다. 또 관세 영향에서 자유로운 업종, 딥밸류 주식들도 부각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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