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여의도 시내의 아파트 전경. (사진=박소다 기자)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여의도 시내의 아파트 전경.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 1분기 도시정비시장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독주하고 있다. 1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아직 마수걸이 수주를 못 한 건설사들이 있는 가운데 양사는 도시정비 '2조 클럽'에 나란히 입성해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래미안의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서울 ‘한남4구역 재개발’에서 현대건설을 꺾고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뒤 1분기 도시정비사업 왕좌에 올랐다.

25일 서울파이낸스 집계 결과에 따르면 10대 건설사가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기록한 도시정비 총 수주액은 10조3532억원에 달한다. 이 중 삼성물산은 2조5250억원, GS건설은 2조1949억원을 각각 수주하며 2조 클럽에 입성했다.

10대 건설사 중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1위를 기록한 삼성물산은 서울에서만 4개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총사업비 1조5695억원 규모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송파구 '대림가락 재건축'(4544억원)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2416억원) △송파구 '한양3차아파트 재건축'(2595억원) 등을 차례로 수주했다. 이달 29일 삼성물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서울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까지 최종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1분기에만 3조5560억원을 달성하게 된다.

삼성물산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치는 5조원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1조원이 넘는 규모의 서울 성북구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과 2000~3000억원 규모 서울 광진구 광나루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까지 수주하면 4월 말까지 올해 목표치인 5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GS건설도 도시정비사업 수주 2조 클럽에 들었다. 주요 수주 사업지는 △서울 '중화5구역 공공재개발'(6498억원)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6374억원) △서울 관악구 '봉천14구역재개발'(6275억원) △서울 노원구 '상계5구역재개발'(2802억원) 등이다. 

GS건설도 빠른 시일 내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공을 들여 온 1조7000억원 규모 서울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에서 삼성물산이 발을 빼며 '무혈입성'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이 밖에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수주에 나선 신당 10구역(6220억원)까지 수주하게 된다면 4조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3월 들어 2개 사업지를 수주한 롯데건설이 누적 수주액 1조4796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롯데건설은 올해 1월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3522억원)을 마수걸이 수주한 뒤 이달 들어 GS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상계5구역 주택재개발'(4257억원), 현대건설과 손잡고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7017억원)을 수주했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2위에 올랐던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광진구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1560억원)과 경기도 성남시 '은행주공재건축'(1조2972억원)을 수주해 누적 수주액 1조4000억원을 올렸다. 서울 리모델링 최대어로 꼽히는 동작구 '이수 극동, 우성2·3단지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에 단독으로 도전한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지난 1월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삼성물산과의 경쟁에서 밀린 뒤 올해 1분기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이날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지분율 53%, 7657억원)을 마수걸이로 수주했다.

다만 본격적으로 정비사업 시동을 걸어 서울 주요 사업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개포주공6·7단지(1조5319억원), '압구정2구역'(2조4000억원) 등 사업장을 수주할 경우 선두권 경쟁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 12일 진행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현대건설이 단독 참여한 만큼 수의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또 현대건설은 강남권 내 주요 정비 사업지 중 하나로 공사비만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압구정2구역'도 주목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위해 '압구정재건축영업팀'을 신설하고, '압구정 현대'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를 위해 별도의 전담 조직을 신설했으며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도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이외 10대 건설사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8565억원)·DL이앤씨(3993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는 아직 마수걸이 수주 신고를 하지 못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업황이 어려운 만큼 수익성이 높은 사업지를 중심으로 한 선별수주 전략이 향후 몇 년간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올해 1분기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컸던 만큼 조합도 눈치를 보느라 계획을 내놓지 않았던 만큼 수주가 부진했으나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주요 사업지들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