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칸 일렉트릭 주행 (사진=포르쉐코리아)
마칸 일렉트릭 주행 (사진=포르쉐코리아)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꼬불꼬불한 고갯길 위에서 깔끔한 궤적을 그리며 재빠르게 내달렸다. 깊게 꺾인 헤어핀 구간에서도 차체를 안정적으로 틀며 경쾌한 몸놀림을 뽐냈다. 그 거동이 스포츠카마냥 날쌨다. 지난 12일 강원 일대에서 포르쉐가 선보인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마칸 일렉트릭 4S를 시승했다.

강력한 듀얼 모터 시스템, 5대 5에 가까운 앞뒤 무게 배분, 지속해서 지지력을 보태는 에어 서스펜션, 안쪽 바퀴에 제동을 걸고 바깥쪽 바퀴에 힘을 실어주는 토크 벡터링, 앞보다 뒤 타이어 단면 폭이 더 넓은 스포츠 세팅 등이 한데 어우러진 덕에 이러한 주행감을 접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독보적이었다. 쭉 뻗은 고속화도로 위에서 느껴지는 가속감은 속이 뻥 뚫릴 만큼 통쾌했다. 시야가 좁아지며 주변 모든 것이 빠르게 흘렀다. 스포츠카 엔진음을 연상케 하는 가상음은 볼륨을 키우며 실내를 가득 메웠다. 

참고로 제원상 최고출력은 516마력, 최대토크는 83.6킬로그램미터(kg.m)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km)까지 걸리는 시간은 4.1초, 최고시속은 240km. 0→100km/h의 경우 포르쉐가 만든 미드십 스포츠카 718 카이맨 GTS 대비 0.1초 느린 수준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성능을 지녔다는 얘기다. 잘 나가는 만큼 제동도 강했다. 브레이크 페달을 깊게 밟자 세 자릿수였던 속도계가 두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세상이 순간 쥐 죽은 듯 고요해지는 느낌이었다. 앞코가 고꾸라질 법한 급감속에도 차체 전체도 고르게 가라앉았다. 예측 가능성이 풍부한 제동 덕분에 자신감이 붙었다. 회생 제동은 스티어링 휠 왼편에 마련된 작은 버튼으로 끄고 켤 수 있었다. 활성화하면 감속 페달을 지그시 밟았을 때와 비슷한 제동감을 줬다.

마칸 일렉트릭 앞면(위쪽)과 뒤쪽 (사진=문영재 기자)
(시계방향으로)마칸 일렉트릭 계기판, 레터링, 운전대 (사진=문영재 기자)

100킬로와트시(kWh)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가 지원하는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50km지만, 이번 시승에서는 100km가량만 주행해 정확한 효율성을 측정하기는 어려웠다. 충전 시간의 경우 270킬로와트(kW)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21분이 걸린다는 게 포르쉐코리아 측의 설명이었다.

앉은 자세는 적당한 수준이었고, 시야는 넓은 편이었다. 윈드실드에는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띄워져 속도와 내비게이션 등 주행 정보를 입체적으로 보여줬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허벅지, 엉덩이, 허리를 감싼 1열 좌석은 만족스러운 착좌감을 제공했다. 질 좋은 가죽으로 마감한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10.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빠른 반응속도를 자랑했다. 메뉴 레이아웃도 직관적이었다. 2열과 트렁크 공간도 여유로워 가족용 차량으로 손색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1억1440만원부터 시작한다.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주행의 즐거움을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중형 전기 SUV라는 점에서 충분한 설득력을 지닌다. 포르쉐 특유의 역동성을 그대로 담아냈다. 포르쉐파이낸셜코리아는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할부리스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충전 지원금 100만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고갯길을 지나고 있는 마칸 일렉트릭 (사진=포르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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