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홈플러스의 기습 기업회생 신청으로 인해 투자젹격 등급인 A3 채권마저 부도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홈플러스·MBK파트너스 및 삼부토건'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은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A3와 A3- 등급 채권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묻자 "A3 등급은 투자 적격 등급이지만 홈플러스 이후 갑자기 기업회생을 신청할 지 모른다는 생각에 투자받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은 또 "A3에서 A3-로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 중 자구책 마련 없이 하루만에 회생신청 한 사례가 있냐"고 물었고, 금 사장은 "그런 일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훈식 의원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에게 "MBK가 시장을 망치고 있다. 같은 등급인 A3만 돼도 사업할 수 있는데, 이제 대한민국에서는 다 부도나는 회사가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남근 의원은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 시기에 대해 "아무리 빨리 준비해도 2~3개월은 걸린다는게 법조계의 의견"이라며 "27일 신용등급 하락 이후 연휴기간 중비해서 신청 했다는 건 믿을 수 없는 일 이라는 게 중론"이라고 꼬집었다.
김남근 의원에 따르면 신용등급 하락 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돼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데까지 가장 빨리 진행된 곳은 웅진으로 2개월 가량 걸렸다. 또 포스코플랜텍이 3개월 가량 소요됐다.
김남근 의원은 "이를 토대로 홈플러스의 회생신청은 1~2월 경부터 준비됐을 것"이라며 "이 경우 2월에 발행된 유동화채권은 모두 변제할 수 없을 걸 알면서도 발행된 사기채권"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신영증권에 대해서도 "홈플러스가 3년 연속 적자 기업이라 상당히 위험했음에도 신용등급 하락을 모르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자산 유동화 증권을 판매했다는 건 불완전판매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홈플러스를 고발하겠다는 것도 자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김광일 MBK부회장에게 "2월부터 신용등급 하락을 예견했다면, 협력사나 입점 업체 점주, 직원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함께 정상화 노력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광일 부회장은 "A3- 기업어음이 거래가 거의 안되는 상황에 3개월간 6000억~7000억원의 자금 상환 요구가 들어온다"며 "3개월 내 부도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거래처나 직원들 보호하려면 일단 회생절차에 들어가고, 이후 채권자들과 별도로 협의하는게 맞다고 봤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