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업계 및 부동산시장 전문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요 금융지주사들에 대한 검사 결과 발표를 미룬 이유에 대해 원칙대로 '매운맛'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업계 및 부동산시장 전문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주요 금융지주·은행권에 대한 정기 검사 발표를 12월에서 1월로 미룬 이유는 검사의 중요성이나 검사과정에서 밝혀낸 위법행위의 엄중함에 대해 인지를 달리하거나 경미하게 취급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제대로 원칙대로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에게 알리려면 1월중에 하는게 더 적정하다고 판단해 미루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정기검사를 진행한 우리, NH, KB금융지주 등 3곳에서 추출된 공통 우려사항이 있다"며 "이번 기회에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대형 금융사고나 안타까운 면들이 불거진 것과 관련 금융당국도 자기 반성하고 개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밝히겠다는 취지"라며 "최근의 정치경제 상황이나 경제 어려움으로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넘어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하나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규정 개정에 대해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해 "현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지 말지는 확인이 안된 상태"라며 "제가 이해하고 있는 현 회장의 품성에 비춰보면, 본인께서 연임 도전을 하시더라도 규정 적용을 안 받겠다고 하실 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의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약 4개월 앞둔 지난 2일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해 임기 중 만 70세를 넘긴 이사에 대해서도 정상 임기를 보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만 68세인 함 회장은 연임할 경우, 임기 3년을 채울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함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상황에서 규범을 바꾼 것이 임기 연장을 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원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에게 “참석자들께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향성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나친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의해 지방 부동산 등 급등우려가 적은 부동산이 경색돼 있다는 문제의 화두를 전해주셨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확실히 말씀드리는 건 내년 초부터는 가계대출 자금 공급이 평탄화돼 실수요자께서 부담을 많이 느끼지 않도록 원만히 공급되게 할 것이라는 점과 지방에 대해서는 부동산 급등 지역이 속한 수도권과 달리 조금 더 여유를 드리려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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